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의 어록에는 ‘대중은 우매하다’는 말이 있다. 요즘 말로 ‘The public is foolish’인 셈이다. 여기서 대중은 경우에 따라 통치를 받는 국민일 수도 있고 일반 관중이나 청중이 되기도 한다. 정말로 대중이 바보일까 의문이 들지만, 신기하게도 이와 유사한 격언과 속담은 각 나라의 정치 역사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프랑스 사상가 Voltaire(볼테르)는 가장 쉽게 대중을 설득하는 방법은 편을 가르는 것이라며 ‘바보들은 이성적 판단을 한답시고 편 가르기를 한다’(Prejudices are what fools use for reason)고 말했는데 그 전제는 ‘대중은 바보’다. 즉 ‘대중=바보’라고 생각하면 바보를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고 할 필요가 없고 대신 ‘흑-백’식으로 편을 가르면 대중은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이 대목에서, 군사 전문가 Hermann Goring(헤르만 괴링)은 ‘결국 민주국가든 파시스트 독재 국가이든, 의회 정부이든 공산주의 국가든 한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지도자들인데 국민을 끌고 다니는 것은 간단하다. 국민이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하거나 평화주의자들은 애국심이 부족하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면 된다’(But after all it is the leaders of a country who determine the policy and it is always a simple matter to drag the people along, whether it is a democracy or fascist dictatorship, or a parliament or a communist dictatorship. All you have to do is tell them they are being attacked, and denounce the peace makers for lack of patriotism and exposing the country to danger)라고 말했다. 정말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지만, 그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정치 사상가 Bertrand Russel(러셀)의 말처럼 ‘민주주의에서는 바보도 투표권이 있고 독재에서는 바보도 통치할 수 있는 것’(Democracy: the fools have a right to vote. Dictatorship: the fools have a right to rule)인지 모른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민주사회에서는 투표권이 있는 바보들을 속이기 쉽고 독재 국가에서는 멍청한 지도자가 권력을 잡고 맘대로 해도 통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Abraham Lincoln(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말했듯, 국민을 잠깐 속이거나 일부 국민을 오래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모든 사람을 속일 수는 없다’(You can fool all the people some of the time, and some of the people all the time, but you cannot fool all the people all the time)는 말이 진리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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