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8개월째 동결했다.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은 이날 2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국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연 1.75%에서 1.50%로 기준금리를 낮춘 이후 8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 ▦외국인 투자금 유출 우려 ▦가계부채 증가 ▦통화정책의 영향력 감소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월 국내 수출이 18.5% 급감하고, 유럽ㆍ일본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주요국이 완화정책을 펴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통화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조정에 나서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서장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서 금융시장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금리를 내리면 외국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달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3월 이후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채권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가 미리 반영돼 국채 3년물 금리가 15일 종가 기준 1.484%로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무엇보다 국내경기 부진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한은은 올해 4월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밑으로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상반기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는 조금 엇갈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각 국이 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4,5월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는 3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