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술에 취한 여성 A(24)씨의 뒤를 낯선 남성이 5m 뒤에서 따라갔다. A씨가 사는 서울의 한 아파트까지 따라간 안모(49)씨는 승강기를 함께 타고는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렸다. A씨보다 다섯 층 위에 사는 이웃 B씨가 그런 안씨를 눈여겨 봤다.
아니나 다를까 A씨가 내리자 안씨는 따라내려 자전거를 만지작거렸다. B씨는 함께 있던 지인에게 승강기 문을 잡고 있어 달라고 부탁하고 A씨가 집에 잘 들어가는지 주시했다. A씨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를 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하자 안씨는 A씨의 집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아저씨, 뭐에요!” B씨의 고함에 당황한 안씨는 “화장실, 설사…”라고 말하면서 황급히 승강기를 타고 내려갔고, 이후에도 A씨 집 근처를 배회하다 B씨의 신고로 결국 붙잡혔다.
안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상습 성범죄자였다. 택시를 몰면서 2004년과 2006년 승객을 성추행했고, 2011년에도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안씨는 A씨를 덮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주거침입)로 재판을 받던 중인 지난해 1월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C(18)양의 가슴 등을 만지며 강제 추행했다. 1심은 주거침입과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8월과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5년의 신상공개 주문도 더해졌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서태환)는 최근 두 범죄를 합쳐 안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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