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가 ‘임상전 의장 불신임안’의 임시회 상정을 일단 보류하면서 시의회 사상 초유의 파행은 일단 면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는 불신임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새누리ㆍ무소속 의원들 간 첨예한 대결구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게 됐다.
시의회는 15일 본회의장에서 제35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임 의장 불신임안 상정을 보류했다.
이날 오후 더민주 윤형권 의원(한솔동)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시의회 사무처에 접수된 불신임안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의회는 여야 간에 합의를 통해 시민을 위해 산적한 현안 처리가 먼저라는 것에 합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같은 당 박영송 의원(조치원읍)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윤 의원과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도 “임 의장의 탈당과 독단적 의사진행 등에 대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불신임안 처리의 가능성을 남겨 뒀다.
앞서 이날 오전 더민주와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 불신임안 상정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임 의장은 두 차례 정회를 선언했다. 양 당 간 5분 발언과 의사진행발언이 오가고, 정회가 거듭되며 올해 첫 임시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더민주 의원들은 임 의장의 정회에 대해 “본회의장은 토론을 하는 곳이다. 의장은 퇴장하지 말고 표결을 해 불신임안을 처리하자”고 요구했다. 새누리 의원들은 불신임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맞불을 놓으며 표결 처리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양 당 의원 간 험한 말이 오가기도 했다.
오전 내내 평행선을 오가던 양 당은 결국 이날 오후 세종시의 조직개편안 등 중요 현안 처리가 먼저라는 점에 공감해 불신임안 보류에 합의했다.
앞서 임상전 의장은 지난 4일 자신은 보수 성향이어서 진보성향의 당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게 어렵다며 더민주를 탈당했다. 더민주 의원 8명은 ‘배신행위’라며 직무유기와 의회 권위추락, 갈등 조장 등을 이유로 임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사무처에 제출했다.
이번 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10일 간 일정으로 열리며, 2016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 보고를 들은 뒤 세종시의 조직개편안 등 각종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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