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인수(64) 수원대 총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5일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이의석 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이 총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교비회계로 지출했다는 변호사 비용은 학교교육에 필요한 직접 경비”라며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로 지출해야 하는지 법인(고은학원) 회계로 지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부나 감사원의 명확한 기준도 없었다”며 “설령 (비용지출에)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행위(횡령)에 대한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장은 1년에 3,000건이 넘는 교비지출 항목을 최종 결재할 뿐, 일일이 따져보거나 주도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며 “책임이 있다면 행정적으로 물어야지 재산범죄로 물어선 안 된다”고 무죄를 요청했다.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선 이 총장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변호인이 말한 것과 같다”고만 했다.
이 총장은 2011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해직교수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의 대리인 선임비용 등 7,300여 만원을 대학교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가 재판부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됐다.
그를 고발했던 수원대교수협의회 등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라며 서울고등검찰에 항고장을 낸 상태다.
이 총장은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4일 열린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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