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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흥묵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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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흥묵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

입력
2016.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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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곳간’ 한의약에 합당한 지원 기대

지자체 출연 연구기관에서 국가기관으로 승격

신흥묵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
신흥묵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

한의학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몸 살림의 지혜다. 동북아에서 최소한 2000여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한의학은 ‘민족의학’으로서 100여 년 전만 해도 이 땅의 주요 의학이었다. 한의약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꼽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경북 경산시에 있는 정부출연기관인 한약진흥재단은 이러한 한의약 진흥의 총본산이자 컨트롤타워로 지난 1월 공식 출범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보건복지부 산하 유일한 한의약 관련 국가기관이다. 신흥묵(56)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을 만나 재단의 활동 계획과 과제, 바람과 포부를 듣는다.

_한약진흥재단을 간략히 소개하면.

“한약진흥재단은 ‘한의약 육성을 위한 기반조성과 한의약 기술 개발 및 산업 진흥’을 위해 한의약육성법에 의해 설립된 보건복지부 내에 유일한 한의약 분야 공공기관이다. 재단은 2006년 이곳 경산에 설립한 한국한방산업진흥원과 장흥에 소재한 전남한방산업진흥원을 통합하고 서울지역 분원을 신설함으로써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에서 국가기관으로 면모를 일신했다. 경산 본원은 주로 한의약 기술의 상용화를 통한 산업화 지원을 맡는다. 서울 분원은 정책 수립과 지원분야를, 전남 분원은 토종 한약자원을 발굴ㆍ개발하는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한의약 산업 육성 범정부 차원 컨트롤타워

_한약진흥재단의 역할이 막중해 보인다. 초대 원장으로서 어떤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먼저 한약진흥재단은 한의약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둘째, 한의약 기술의 과학화ㆍ표준화 사업이다. 한의약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학화ㆍ표준화는 필수적이다. 셋째, 빅데이터를 활용한 임상 진료 정보화이다. 오랜 세월 흩어져 방치된 우수 임상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를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일정한 유형으로 분류함으로써 처방별ㆍ질환별ㆍ환자별 맞춤 진료를 할 수 있다. 넷째, 2012년부터 추진 중인 한약제제 현대화 사업이다. 모든 원료 한약재에 대한 표준화를 통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섯째, 민간요법(한방 자가치료)의 과학적 검증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다. 여섯째, 약침의 규격화ㆍ표준화 사업이다. 약침은 침 속에 주사액이 들어 있어 경혈에 침 시술과 함께 주사액이 주입된다. 이외에도 전통의학 시장 발전 지원, 한약재 생산ㆍ유통 지원, 이력ㆍ수급 관리, 한약재 품질 검사 강화 등이다.”

_재단의 주요 사업이 많은데, ‘한약, 한의 진료에 대한 보장성 확대(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따로 듣고 싶다.

“앞에서 언급한 과학화ㆍ표준화, 한약제제의 현대화, 정보화 사업들도 결국 한의약의 보편화ㆍ대중화를 위한 것이다. 한의약 대중화에 보장성 확대는 필수 요건이다. 알약이나 첩약과 같은 한약이 건강보험 적용되면 본인 부담금은 30%다. 국민건강보험 중 한의 진료비 비중은 2014년 기준 4.16%에 불과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약진흥재단이 그 동안 국책 과제로 많은 국민 세금과 시간, 노력을 들여 현대화한 제형으로 개발해도 보건복지부의 한방 건강의료보험 대상 품목 등재를 받기가 매우 어렵다. 한방 진료비 보장성 확대는 국민적 요구사항이다.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서라도 보장성 확대는 꼭 이뤄져야 한다.”

보관ㆍ복용 편리한 한방제제 잇따라 개발

_한약진흥재단이 한국한방산업진흥원이던 지난해 한약을 현대적인 형태로 개발한 한약제제는 어떤 것이 있나.

“제도 시행 28년 만에 지난해 처음으로 가루약 형태가 아닌 제형이 변화된 한약제제 7개 품목이 보험 적용 대상으로 등재됐다. 이들은 이르면 상반기에 시판될 것이다. 물론 식품의약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복용과 휴대가 간편한 정제(알약형태)와 액체형태로 농축한 탕약인 연조(軟稠)엑스(extract)제인 ‘이진탕’, ‘평위산’, ‘보중익기탕’ 등이있다.”

_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서로 소통하고 보완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할 양방과 한방간의 다툼과 갈등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 갈등 해결의 원칙은 의료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그들에게 의료 선택권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_초고령화시대, 첨단의료시대에 신약 개발의 의학적ㆍ산업적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의약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오늘날 화학물질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래서 세계 의약산업의 최고 관심분야가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 즉 바이오이다. 더구나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바이오 신약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이고, 미래의 가장 유력한 신성장산업이 될 것이다. 한의약이 ‘바이오의 곳간’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이유는 한약이야말로 ‘수천 년’ 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경험을 통해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한약에 대해 세포-동물-사람에까지 모든 실험을 요구하는 것은 넌센스다. 개발 비용과 시간의 큰 낭비다. 수천 년의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한의 신약의 개발은 기간에서 양의 신약의 절반, 비용에서 양의 신약의 8분의 1 수준에서 가능하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보건의료의 양대 축인 한의약에 대한 정부의 균형 잡힌 지원을 기대한다.”

김윤곤 기자 seoum@hankookilbo.com

약력

동국대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및 동 대학원 한의학과 졸업(박사)

동국대 한의과대학장ㆍ한의학연구소장 등

2000~2003년 하버드의대 초빙교수

2010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올해의 의학자'에 선정

2014년 (재)한국한방산업진흥원 제4대 원장

2016년 현 한약진흥재단 초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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