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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지원하는 식당 등 영세업체 90여곳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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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지원하는 식당 등 영세업체 90여곳 속앓이

입력
2016.02.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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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입주한 생산기업들이 모두 어려운데 어떻게 돈을 달라고 합니까. 그들이 살아야 우리가 살죠.”

12일 중소기업들에 따르면 북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가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소규모 영업기업들이다. 영업기업은 입주 기업들을 위한 건물 신축이나 개축을 하는 건설업체, 비누 치약 타올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유통업체, 식당이나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노래방 당구장 등을 운영하는 서비스업체들이다. 개성공단에는 제품을 만드는 생산기업 124개 외에 북한 근로자 5만4,000명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 및 남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약 90개의 영업기업이 있다.

이 가운데 약 50개사가 모인 조직이 개성공단영업기업연합회다. 2013년 4월 북한이 잠정 폐쇄조치를 내릴 당시 규모가 큰 생산기업들의 피해가 부각되고 정부도 생산기업에 초점을 맞춰 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이들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지금도 2013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규모가 큰 생산기업이 정부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자 이번에도 뒷전에 가려졌다. 윤옥배 연합회장은 “고객인 생산기업에게 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공단 폐쇄로 생산기업도 망할 처지인 상황에 어떻게 대금 지급을 요구하겠냐”며 “생산기업을 먼저 살려야 우리가 산다”고 말했다.

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생산업체들보다 더 크다. 생산업체는 여건이 허락하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지만 이들은 존립기반인 개성공단과 생산업체들이 사라지면 그대로 문을 닫아야 한다.

2009년부터 개성공단에서 식자재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박모(48)씨는 “입주기업들에게 물건을 납품해 한 달 평균 매출이 1억5,000만~2억원”이라며 “입주기업들에게 대금을 달라고 하기 곤란한데 우리에게 납품한 업체 10여곳은 대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계속 전화를 걸어와 난처하다”고 하소연했다.

윤 회장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건설회사에서 20여년간 몸담았던 그는 2007년부터 개성공단에서 일하다가 2011년 사업을 시작했다. 기계나 장비 구입 등 초기 투자비로 1억원을 지출하고 42명을 고용했는데 하루 아침에 모두 실직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약 10년간 개성공단에서만 영업활동을 해 거래처를 새로 찾기 어렵고 설사 남한에서 사업을 해도 근로자 임금이 너무 높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업기업들의 살 길은 한 가지다. 개성공단의 재가동뿐이다. 윤 회장은 “우리는 베트남으로 갈 수도 없다”며 “보상이 얼마나 나올 지 모르겠지만 보상보다 개성공단이 빨리 열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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