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가 없는 ‘아빠 국회의원 육아휴직 운동’ 직후 30대 탤런트와의 불륜의혹이 제기된 자민당 미야자키 겐스케(宮崎謙介ㆍ35) 중의원이 결국 의원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자민당에서 이상을 실현하고 싶다”며 탈당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미야자키 의원은 육아를 위해 국회에 휴직계를 내겠다며 젊은 의원들을 규합해 관련규정 개정운동을 펼쳐 화제가 됐었다. 국회의원이 솔선수범해 저출산대책에 동참하고, 남성도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조성에 기여하겠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부인은 같은 자민당 소속 가네코 메구미(金子惠美·37) 중의원이다.
미야자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 자신이 주장했던 것과 경솔한 행동이 이치에 맞지 않는 점을 깊이, 깊이, 깊이 반성한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많은 우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출산 직후임에도 부인(가네코 의원)에게는 매우 가혹한 짓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내와 아이에게 평생 보상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선거구가 있는 교토(京都) 시내의 아파트에서 30대 여자 탤런트와 숙박했다는 의혹이 ‘주간문춘’(周刊文春)을 통해 제기됐다. 당시는 아내 가네코 의원 사이에 아들(5일 출산)이 태어나기 5∼6일 전이었다. 이로 인해 “바람을 피우려고 육아휴직을 내려한 것이냐”는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여론에 민감한 총리관저나 자민당 핵심부에선 그에게 주간지의 보도내용을 인정하고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를 거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부에서 “국회의원으로도, 남편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최악의 행동이다” “국회의원 전체의 이미지를 떨어뜨렸다”며 거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야자키는 불륜설이 불거진 지난 9일 본회의 종료후 잔뜩 대기중인 보도진을 뿌리친 채 자리를 피했다. 일부 기자들은 맹렬히 달리는 그에게 “도망가는 것도 국회의원입니까”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미야자키 의원은 이후 소속 계파의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전 중의원의장 자택으로 가 “폐를 끼쳤다”고 사죄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지테레비에 따르면 가네코 의원과의 이혼위기는 일단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자키의 상대 여성은 신장 168cm 의 여성탤런트로 작년 겨울 서로 알게 됐다고 한다. 미야자키는 1981년 도쿄 출생으로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가토 고이치 전 관방장관의 딸인 아유코(36)와 2006년 결혼했다가 3년 만에 이혼한 뒤 지난해 5월 동료의원인 가네코 메구미 의원과 재혼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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