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환전상의 뒤를 쫓아 둔기로 때린 뒤 돈을 빼앗아 달아난 전과 20범이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귀가 중이던 환전상을 수차례 때리고 1,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전모(55)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양천구 신월동 골목길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최모(55ㆍ여)씨의 뒤통수와 얼굴을 둔기로 때리고 최씨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가방에는 한화 400만원과 엔화와 위안화 등 외화 1,000만원, 휴대폰 등이 들어 있었다.
조사 결과 전과 12범인 전씨는 최씨가 현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6개월 전부터 최씨 동선을 분석했다. 전씨는 최씨가 매일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8시 전후에 귀가한다는 사실을 파악해 최씨 집 인근에 기다렸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범행 전날에도 피해자 자택 인근에서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범행 직후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벗어난 데 이어 택시와 자가용을 번갈아 타고 달아났다. 곧장 처분하기 힘든 외화는 경기 고양시 자유로 다리 땅 아래 묻어놓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1주일 만에 전씨를 체포했다.
전씨는 경찰에서 “교도소 동기가 반년 전 찾아와 최씨의 신상을 알려주며 범행을 지시했고 나는 그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씨가 언급한 교도소 동기를 추적했으나 범행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등을 조사한 결과 교도소 동기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전과 12범인 전씨가 형량을 줄이려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