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선 카톡ㆍ페북으로 명절 인사
외국 여행 중인 유권자까지 포섭
노인들 많은 농촌에선 전화가 효자
터미널서 역귀성 시민에 눈도장도
4월 총선에서 경남 사천ㆍ남해ㆍ하동에 출사표를 던진 서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설 연휴 기간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발품을 팔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지만, 실은 한산해진 거리에 뛰어드는 대신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이런 방식으로 설 인사를 건넨 유권자만 1만여명에 달한다.
4ㆍ13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설 연휴 기간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 열기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고속버스와 기차 역사에서 전통적인 귀성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SNS나 전화를 활용한 선거운동까지 지역 특성에 맞춘 전략이 속속 등장했다.
SNS 스타일, “외국 나간 유권자에게도 PR 이점”
서울 강남갑에서 재선을 노리는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설 인사에 SNS를 톡톡히 활용했다. 지역구의 청년당원 200여명, 산악회 150여명, 연예인 40여명이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한복을 입고 세배하는 모습의 사진파일을 올렸더니 실시간으로 반응이 왔다. 그는 “핵심 지지자들이 어디에 있든 사진을 퍼나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조윤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세화여고의 은사들이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찾아와 응원하는 동영상을 텔레비전 광고 수준의 고품질로 편집해 페이스북에 올려 선거에 활용했다.
SNS는 명절에 외출을 자제하거나 도심이나 외국으로 나가는 유권자까지 포섭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심 의원은 “요즘 강남의 장년층은 SNS를 청년층보다 더 잘 쓴다”며 “TV토론에 나가면 실시간으로 의견이나 응원메시지를 줘 참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에 SNS를 잘 활용하면 지방이나 외국에 간 유권자들에게도 홍보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휴대폰 스타일, “길거리 한산한 명절에는 통화가 길목”
경남 사천ㆍ남해ㆍ하동에서 3선에 도전하는 여상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설 전까지 사천읍시장 등 지역 재래시장과 5일장, 7일장을 돌았다. 하지만 설 당일에는 선거사무소에서 지역구민 1,000여명에 전화를 돌리며 새해 인사를 했다. 경남 진주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혁 예비후보도 설 당일 상가가 쉬자 평소에 확보한 유권자 명함과 전화번호로 전화를 돌리며 새해 인사를 하는 데 집중했다. 전화 선거운동의 장점은 SNS에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가 많은 반면 고령화한 농촌지역이라도 휴대폰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적이 드문 명절에는 통화가 길목”이라고 예비후보들은 말한다.
길목 스타일, “역 귀성객에 인사도 신경 써”
전남 순천에 출마한 김선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4일에서 8일까지 4박5일 동안 장천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100시간 귀성인사’를 했다. 주로 고향집으로 가는 귀성객이 대상이었다. 이들이 고향집에 입소문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지로 나가는 이른바 ‘역 귀성객’도 인사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김 후보는 “설을 맞아 도심으로 역 귀성하거나 여행지로 가는 유권자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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