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이 고강도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선 상황에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을 위한 외교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카드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견인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북핵 문제 핵심 당사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유엔 주재 대표들을 만나 대북제재 공조를 촉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윤 장관은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에 대해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특단의 대책과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하고 우리도 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어려운 결단을 한 만큼 강력한 제재 결의안 도출에 미온적인 중국에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유엔 안보리와 유엔 헌장 등 국제 규범을 상습적으로 위반한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유엔과 안보리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엄중한 상황에는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5차,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결의가 '마지막 결의'(terminating resolution)가 돼야 한다는 각오로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동에 참석한 류제이(劉結一) 주유엔 중국 대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동에는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 대사, 요시카와 모토히데(吉川元偉) 주유엔 일본 대사가 참석했으며, 윤 장관은 파워 대사와 별도로 협의를 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전반적으로 조율했다.
윤 장관은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다리오 라미레즈 카레뇨 주유엔 대사도 따로 만나 조속한 결의 채택을 위해 베네수엘라가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윤 장관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의 주유엔 대사도 별도로 만난 데 이어 나머지 8개 비상임 이사국 대사들을 단체로 면담하고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결의의 신속한 도출을 위한 협조를 부탁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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