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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 자격증 따 고향 교단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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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 자격증 따 고향 교단 서고 싶어요"

입력
2016.02.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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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현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제 1회 졸업생 원미경(26)씨.
서울 아현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제 1회 졸업생 원미경(26)씨.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겁니다. 중학교 졸업장을 받았으니 이제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치고 한국어 교사 자격증도 따서 교단에 설 거에요.”

13일 서울 아현중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의 제1회 졸업생이 되는 베트남 이주 여성 원미경(26ㆍ인천 남동구 구월동)씨에게 중학교 졸업은 이루지 못한 오랜 꿈이었다. 원씨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한 외곽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 슬하 사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친구들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은 큰오빠가 간암으로 쓰러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오빠 치료비를 위해 집안의 돼지와 소, 세간살이가 모두 팔려나가자 당시 중학생이던 원씨는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전선에 뛰었다.

“시내의 미용실에 취직해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동안에도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하겠다는 꿈은 잊은 적이 없다”는 원씨가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남편의 전폭적 지지 덕분이었다. 2009년 남편과 결혼해 그 이듬해 한국으로 온 원씨에게 남편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격려했다. 2013년 방송통신중학교 개교로 원씨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 80%가 온라인 과정이라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자 원씨는 지난해 용기를 내 원서를 접수했다. 한국어 사전을 뒤지며 공부한 끝에 중학교 3학년으로 편입한 지 1년 만에 중학교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원씨는 “가족의 응원 덕분에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며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따서 고향으로 돌아가 교단에 서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원씨를 비롯해 그간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중학교를 미처 졸업하지 못했던 학생 201명이 방송통신중학교 교육 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받는다. 지난 2013년 중학교 학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중학교 졸업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취지로 개교한 대구고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광주 북성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서울 아현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등 3개 중학교는 13~14일 제1회 졸업식을 열고 수강생에게 중학교 졸업장을 수여한다. 원씨 외에도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올해 최고령 학생 이모(79)씨, 간병인으로 평생 생계를 꾸려 온 박모(58)씨, 정신지체 3급 장애 때문에 중학교를 중도 포기해야 했던 박모(20)씨 등도 이날 졸업한다. 교육부는 3월 부산 화명중, 인천 구월여중을 비롯한 8곳의 학교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를 추가 개교할 계획이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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