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45) 우리은행 감독은 2015~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지만 박수를 더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했던 나머지 5개 구단은 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정규리그 4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위 감독은 11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미디어데이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그렇게 표현하기도 했지만 1등은 기분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 주니까 나온 결과이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 준 회사와 코치, 프런트 등 모든 면에서 손발이 맞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우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 위 감독이 부임할 때만 해도 이처럼 극적인 반전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위 감독이 코치로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에 기여한 ‘우승 청부사’라고는 하지만 우리은행은 2008~09시즌부터 4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최약체.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인 2012~13시즌 통합 우승을 했을 때만 해도 일각에선 한 번쯤의 ‘운’이나 ‘기적’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위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우승은 언감생심이었고 패배 의식을 버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면서 “팀을 맡아 파악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비에 강점을 둔 팀 컬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강력한 체력 훈련을 바탕으로 장기 레이스를 버틸 기본 바탕을 만들었고 박혜진(26), 이승아(24) 등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하면서 우리은행의 성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임영희(36), 양지희(32)와 박혜진, 이승아 등 ‘신구 조화’까지 맞아 떨어지며 조직력도 탄탄해져 갔다.
그렇게 통합 2연패, 3연패로 늘어간 우승 트로피는 이번 정규리그까지 이어졌다. 위 감독은 “지난해 말 10연승을 넘어가면서 올해도 (우승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시즌을 앞두고 우리 팀이 올해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사실 우리가 더 좋아진 것도 없고, 상대가 약해진 것도 없다. 중위권에서 물고 물리다 보니 막판에 쉽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4연패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쌓여 가는 우승 트로피로 매년 덧입혀지는 자신감이다. 위 감독은 “가장 크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승부처에서 경험이 쌓여 경기를 이기는 경우가 많았고, 우승이 누적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역대 최소 경기 우승(28경기)을 달성한 위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도 베테랑 임영희 정도를 제외하곤 정상 전력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면서 “첫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통합 4연패에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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