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이어갈듯… "중·러와는 경협 강화 모색"
"5만 근로자 불만해소 위해 인구재배치 등 특단조치 가능성"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측이 그동안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은 김 제1위원장에게도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개성공단 중단에도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과 주변국 등을 의식하지 않고 '마이웨이'식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대외적으로는 개성공단 중단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 등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지만 제재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외교적 협력이나 시도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북한은 과거처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완고하게 저항하고 제재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기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와 병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실상 북한으로서 믿을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이웃한 러시아와도 경협 친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더욱더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나 다른 고위 인사를 전격적으로 중국에 보내 현재 상황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제1위원장이 개성공단 중단으로 일터를 잃은 5만여 북한 근로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고 '인구 재배치', 사상교육 강화 등으로 특별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수 교수는 "김정은은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장기화로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지면 특히 자본주의 체제를 경험한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개성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인구 재배치'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교수는 "개성은 현재 근로자를 포함한 20만 주민이 밥줄이 끊겨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정은이 개성을 현지 지도해 이들을 다독거리며 주민 생활과 관련된 집중 지원책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개성공단 중단과 경제적 어려움의 남측 책임론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사상 무장을 통해 내부 결속을 꾀하고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고 홍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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