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영상]
이 동영상은 2004년 일본에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평화헌법’의 정신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안보법제 해석 변경 조짐이 있을 때 만들어진 그림책 ‘전쟁을 만드는 방법’을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해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것입니다. ‘평화헌법’ 아래서 70년 동안 전쟁에 간여하지 않고 살아온 일본의 시민들은 아베 정권 아래서 조금씩 조금씩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주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간단하면서 압축적인 여러 사건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본만의 일일까요?
공동작업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내놓을 때 안내문처럼 붙인 글과 동영상 내레이션 전문을 소개합니다.
“여러분, ‘전쟁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그림책을 아십니까?
이것은 2004년 이 나라가 전쟁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느낀 사람들이 만든 그림책입니다.
그러나 이 그림책을 지금 펴보면 놀랍게도 지금의 일본과 우리 일상이 그 그림책에 묘사된 ‘전쟁으로 나아가는 나라’의 모습에 날마다 가까워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종전 70주년을 맞은 2015년, 새로운 전쟁의 슬픔과 부조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우리들은 이 이야기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ㆍ11 동일본 대지진과 그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진 영상 작가와 예술가 집단 ‘NOddIN(노딘)’이 중심이 되어 일본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작가와 함께 ‘그램책 속의 말을 릴레이 형식으로 애니메이션화 한다’는 독립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해 구상 기간을 포함해 연 1년 이상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 일본에 사는 국민은 약 70년 직접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나라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다음 세대가 전쟁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자신들의 형편에 따라 또 무책임함으로 다음 세대에 전쟁을 떠넘겨버리게 될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제각각 여러 사정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정치적인 논쟁을 하고 각각의 생각이 달라도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고 예! 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헌법에 전쟁을 포기한다고 정한 나라, 일본.
커다란 희생을 대가로 쌓아온 이 평화로운 70년이라는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해줄 수 있을지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 작품을 도와주신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리고 이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려 평화를 놓는 하나의 주춧돌이 되기를 바라며.
2015년 10월 2일 팀 일동”
동영상 내레이션
전쟁을 만드는 방법
당신은 전쟁이 어떤 것인가 알고 있습니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옛날 일을 들은 적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60년 가까이 전에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전쟁를 위해 무언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라의 체제와 규정을 조금식 바꾸어가면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정한 나라도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됩니다.
그 사이에 예를 들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나라를 지키기만 하는 자위대가 무기를 가지고 다른 나라에 가게 됩니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기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공격 당할 것 같으면 먼저 이쪽에서 공격한다라고도 말하게 됩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정말 몇 안 되는 정부 사람들이 결정해도 된다는 규정을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쟁을 하기로 했어요’ 하고 말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나중에.
정부가 전쟁을 한다거나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고 정하면 TV와 신문과 라디오는 정부가 발표한대로 말하게 됩니다. 정부에게 나쁜 것은 말하지 않는다는 규정도 만듭니다. 모두가 평상시부터 전쟁이 났을 때를 위해 연습을 합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왜?” 하고 물을 수 없습니다. 물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좋은 국민은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배웁니다. 어떤 나라와 어떤 사람이 나쁜가도 배웁니다. 마을 여기저기에 카메라고 설치됩니다. 좋은 국민이 아닌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 우리들도 서로를 감시합니다. 좋은 국민이 아닌 사람이 주위에 없는가 하고. 누군가에 대해 좋은 국민이 아닌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경찰에 알려줍니다. 경찰은 좋은 국민이 아닐지도 모르는 사람을 붙잡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든지, 일어날 것 같은 때에는 가게의 물건과 당신 집과 땅을 군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듭니다. 여러 사람이 군대 일을 돕는다는 규정도. 예를 들어 비행기 조종사, 의사, 간호사, 트럭운전사, 주유소 직원, 건설회의 사람 등입니다. 전쟁에는 돈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정부는 세금을 늘린다든지 우리들 생활을 위해 써야 할 돈을 줄인다든지 우리들에게서도 빌린다든지 해서 돈을 모습니다. 우리 편인 나라가 전쟁을 할 때에는 돈을 준다든지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정해놓았습니다. ‘헌법’은 정부가 해야만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우리들이 정한 나라의 가장 기초가 되는 규정입니다. 전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는 규정입니다.
그래서, 자 이제 우리나라는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부가 전쟁을 한다고 정하면 당신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것은 국제공헌이다’고 말하면 그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가 있습니다.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학교의 친구들과 선생님, 주위 사람들이 전쟁을 위해 죽어도 슬프지 않습니다. 정부는 칭찬을 해줍니다. 나라와 ‘국제공헌’을 위해 좋은 일을 했으니까. 사람의 목숨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지금까지 배워온 것은 틀린 것이 되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국가’가 된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그런 건 싫어’라고 생각한다면 부탁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 써 있는 것이 하나라도 일어나고 있다고 느낀다면 어른들에게 “큰일났어요, 어떻게든 해봐요”라고 말해주세요. 당신은 “바쁘다”고 말하면서 이런 것에 좀처럼 관심 두려 하지 않으니까.
우리들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전쟁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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