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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되면 어디에? 돈은 누가? 난제 첩첩

입력
2016.02.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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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7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미국과의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한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토머스 벤달 주한 미8군사령관. 연합뉴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7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미국과의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한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토머스 벤달 주한 미8군사령관. 연합뉴스

북한의 7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반도에서 사드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논란이 여전한데다 부지선정과 비용부담 등 민감한 이슈를 놓고 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4월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드 배치가 정치쟁점화 할 경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우려도 있다.

사드는 만병통치약인가, 허상인가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포물선 궤도의 정점을 찍고 떨어지는 종말단계의 윗부분인 고도 40~150㎞에서 요격하는 체계다. 국방부는 사드가 북한의 스커드(사거리 500㎞이하)ㆍ노동(1,300㎞) 등 단거리미사일과 무수단(3,000~4,000㎞) 중거리미사일은 물론이고 최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2,500㎞)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7일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을 제외한 북한의 거의 모든 탄도미사일에 맞서는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발사각을 낮출 경우 사드의 요격범위에서 벗어난다. 국방부는 2014년 3월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고도 160㎞로 발사한 것을 근거로 “최고속도가 음속 7배에 달해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PAC-3)로도 요격이 어렵다”고 발표했지만, 사드가 배치된 이후에도 북한이 그 같은 발사각을 고집할 리 만무하다. 앞서 2013년 5월 정부 합동대표단이 미국 본토의 사드 포대를 방문했을 때 미측은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KN-02 등 사거리 100㎞급의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사드로 요격할 수 없다는 의미다.(본보 2015년 5월 21일자 5면)

사드는 아직 생산단계에 불과… 한반도 도입은 수년 지나야

사드는 성능이 아직 불완전한 무기라는 지적도 많다. 미국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미 본토에 배치한 4개의 사드 포대는 2020년까지 성능을 개량하는 중이다. 또한 39개 조건 가운데 21개 조건에 대한 테스트는 2017년 완료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미군은 14회 사드 요격시험에서 결과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드의 요격고도가 아닌 대기권 안에서 떨어뜨린 미사일을 맞춘 데 불과하다. 특히 고도 100㎞가 넘는 외기권에서 요격에 필요한 장치인 ‘킬비클(Kill Vehicle)’은 아직 갖추지 못해 사드 제작사는 수년간 개발예산을 삭감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때문에 미군은 괌의 1개 포대를 포함해 총 5개 포대에 사드 미사일을 100기 정도만 배치한 상태다. 1개 포대당 48기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어 계산대로라면 240기를 장착해야 하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가 수년 전에 사드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도 아직 실전배치 못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4월 방한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사드는 아직 생산중인 무기체계”라며 당장 한국에 배치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바 있다.

누가 돈을 대고, 전자파 피해는 어떻게 하나

사드 1개 포대를 도입하는데 1조5,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국방부는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을 들어 “미국이 도입과 유지비용을 대고, 우리는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또한 “미측의 건의로 동맹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어디까지나 미국이 먼저 배치를 요청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그간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비용부담을 떠넘기느라 공론화에 주저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사드 논의가 본격화한 만큼 상당수 비용을 우리가 떠안게 될 공산이 크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7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1개 포대로 한반도의 절반 정도를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추가 도입까지 고려하면 우리측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을 미군에 지불하고, 분담금 잔액이 4,000억원에 달하는데도 용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드 비용까지 겹치면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드 레이더의 강력한 전자파도 문제다.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130도 각도로 반경 5.5㎞ 안이 위험반경인데, 주한미군의 평택기지의 경우 880여세대의 아파트단지가 인접해 있고 다른 후보지로 거론되는 대구, 왜관 등도 기지와 인구밀집지역이 가까워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택과 대구기지는 각각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여서 사드 도입에 적극적인 여당이 부담을 떠안을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이달 중 사드 배치 후보지와 비용분담을 논의할 공동 실무단을 가동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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