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별관 부지~정동전망대
서울시, 2.5km 코스 조성 계획
근대유산 16곳 포함된 역사 탐방로
근대유산의 보고인 덕수궁 정동길이 ‘대한제국의 길’로 새단장 한다.
10일 서울시의회 최판술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정동길의 근대 유산을 살려 국세청 별관 부지부터 덕수궁, 옛 러시아 공사관, 정동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5km 코스의 ‘대한제국의 길(Empire Trail)’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동은 1883년 우리나라의 첫 외국 공사관인 미국 공사관이 들어선 이후 외교가로 변신, 영국(1884년), 러시아(1885년) 등 각국 공관이 차례로 들어왔다. 1885년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근대 학교 ‘배재학당’과 1886년 여성 근대 학교 ‘이화학당’이 자리를 잡으면서 근대 서양문물과 신식 교육이 들어오는 공간이 됐다.
특히 일본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1896년 2월부터 1년간 궁궐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향한 ‘아관파천’의 현장이자 1897년 고종이 자주국가로 탈바꿈하고자 덕수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대한제국’을 선포한 역사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증명하듯 대한제국 길의 전체구간에는 근대역사유산 16곳이 포함됐다. 이중 대한제국기 대표유산만도 12곳에 달한다.
1단계 구간은 국세청 별관 부지 시민광장부터 덕수궁 대한문, 성공회성당, 경운궁 양이재, 영국대사관, 구세군회관, 옛 러시아공사관, 프란치스코회관, 이화학당(심슨홀), 덕수궁 중명전, 옛 신아일보사, 배재학당, 대한제국 사법기관이었던 평리원 터, 정동전망대가 속한다.
2단계 구간은 덕수궁 돌담길 중 끊긴 170m의 영국대사관 구간과 조선시대에 어진을 모신 궁전이던 창덕궁 선원전 터가 포함된다. 시는 연내 선원전 터 복원사업과 연계, 보행길 일부를 복원할 계획이다.
국세청 별관 부지 시민광장에는 지하에 조성될 대한제국 역사전시관과 연계, 종합안내시설을 설치한다. 또 탐방로 바닥에는 벽돌과 마킹 등을 활용해 방향을 표시하고, 역사적 장소마다 안내문도 세운다.
시는 보행로 조성에 맞춰 덕수궁 인접 인도를 정비하는 한편 덕수궁길과 새문안로2길을 연결하고 대한문 주변 등 보행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탐방로를 러시아공사관, 프랑스대사관터, 손탁호텔터를 연계한 ‘외교가’, 신작로개설과 선원전 훼손, 고종의 길(아관파천길) 등을 포함한 ‘옛 궁안길’, 정동교회와 배재학당, 독립신문사터 등 근대계몽이야기를 담은 ‘신문화의 길’, 서학당, 양이재, 성공회, 구세군 등 교육과 선교의 역사를 연결한 ‘배움의 길’ 테마로 구성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최 의원은 “많은 시민들이 역사탐방로를 걸으면서 대한제국의 역사와 나라의 애환, 문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탐방로가 조성되면 대한제국의 원공간인 정동의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