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나왔다. 중국 당국은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지만, 해당 환자의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경계 강화에 나서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NHFPC)는 지난 9일 중남부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 간현에 사는 한 34세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광둥성(廣東省) 둥관시의 한 회사 직원인 이 환자는 지난달 28일 베네수엘라를 여행하던 중 발열ㆍ두통 등으로 현지에서 진료를 받았다. 베네수엘라는 지카 바이러스 주요 발병국 중 하나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2일 베네수엘라를 출발해 홍콩과 광둥성 선전시 등을 거쳐 지난 5일 간현으로 돌아왔으며, 검역 과정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6일부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장시성 위생당국은 지난 8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고 판정했고, NHFPC의 추가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현재 간현 인민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이 환자의 체온은 정상이며 피부발진도 가라앉는 등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와 장시성 보건당국은 이 환자로부터 지카 바이러스 표본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또 관련 사항을 세계보건기구(WHO) 및 홍콩행정부에도 통보했다. 중국 보건전문가들은 “장시성은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의 주요 분포지역이 아니며 현재는 늦겨울 초봄이라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도 아니다”면서 “외부에서 유입된 감염자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위생ㆍ보건당국은 이 환자의 이동경로인 광둥성과 장시성을 중심으로 경계ㆍ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 발병국 여행시 개인위생에 주의할 것과 발열ㆍ피부발진ㆍ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진찰을 받을 것 등을 권유했다. NHFPC는 지카 바이러스의 증상과 유의사항 등을 10문10답으로 정리, 각종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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