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는가 싶더니 냉기 어린 눈길이 몰렸다. 운동으로 다진 몸매에 상찬이 쏟아지며 보람을 느낄 만한 찰나 탈세 의혹이 불거졌다. 적어도 가수 인순이에게는 잊기 힘든 하루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순이는 지난 5일 가수 최성수의 아내 박모씨에 의해 세금 66억원을 탈루 및 탈세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됐다. 박씨는 같은 날 서울지방국세청에도 증빙자료와 함께 고발 관련 내용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고발장에서 인순이가 2005년 6월22일부터 2007년 11월23일까지 약 40억원을 차명계좌로 받거나 현금으로 받아 세금을 탈루하고 이자소득 26억원을 탈세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08년 인순이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 누락된 금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순이는 2008년 소득액을 축소 신고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 했다. 인순이는 당시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었다.
박씨는 2005년부터 인순이와 금전 거래가 있어 인순이의 수입 내역을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순이는 박씨와의 소송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면서 나온 흠집 내기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박씨는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의 사업 자급 등에 필요하다며 인순이로부터 2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2012년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달 항소심에선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박씨는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고발 내용이 알려지기 전까지 인순이의 이름 앞에는 긍정의 단어들이 붙었었다. 인순이는 9일 방송된 KBS2 파일럿 프로그램 ‘머슬퀸 프로젝트’에 출연해 두 달 동안 운동으로 다진 몸매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탄성을 이끌었다. 나이를 잊은 건강미를 선보이며 20대 초반의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제치고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정연과 우승을 차지했다.
인순이의 고발 소식에 대해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으면서도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돈 거래는 왜 해 가지고… 후회막급이겠네요”(chon****)라는 동정적인 언급과, “흡집 내기든 뭐든 세금 안 낸 게 사실이면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고 늦게라도 납부해야지”(anid****)라는 원칙적인 주장이 이날 기사 댓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담겼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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