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나/사진=LPGA 공식 페이스북.
장하나(24ㆍBC카드)가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골프 신동에서 장타 소녀, 그리고 4전5기 끝에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진 의미를 남겼다.
장하나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골프장(파72ㆍ6,541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쳐 브룩 헨더슨(9언더파 279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에 데뷔한 지난해 준우승만 네 차례 기록한 그는 올해 두 번째 열린 대회에서 마침내 정상의 한을 풀었다.
장하나는 과거 알아주는 골프 신동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장타 소녀'로 이름을 날렸다. 반원초등학교에 다닐 때 드라이버 비거리가 이미 250야드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 부문 1위인 박성현(23ㆍ넵스)의 254.28야드에 버금간다. 장하나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270.38야드(29위)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4년 성인 무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50위에 오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장하나는 어릴 때부터 활발한 성격이었다. 쾌활한 그의 성격은 독특한 세리머니에서도 드러난다. 장하나는 지난달 말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스 클래식 3라운드에서 8번홀(파4) 티샷을 그대로 홀컵에 집어넣으며 LPGA 사상 첫 파4홀 홀인원이자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당시 그는 홀 앞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린 뒤 넙죽 엎드리며 큰 절을 올렸다.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직후 퍼터를 한 손으로 돌린 뒤 겨드랑이에 끼우는 '검객 세리머리'를 선보이며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배운 해동검도(4단)의 동작을 응용한 세리머니였다.
장하나는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골프는 정적인 운동이다. 하지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열정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여 골프의 새로운 묘미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팬들 앞에서 우승의 기쁨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면 장하나는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골프 관계자들이 "적극적이며 팬, 언론과 친화적인 선수"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9년 국가대표와 2010년 시드전을 거쳐 2011년 정규 투어에 입문했지만, 초반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프로 세계는 혹독했다. 당시 대회 컷 통과도 쉽지 않았다. 그는 심리 치료를 병행하며 제 자리를 찾으려 애썼고, 캐디를 교체하는 강수도 뒀다. 그 결과 2012년 말부터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2013년 KLPGA 투어 대상과 다승왕, 상금왕을 휩쓸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장하나는 또 다른 목표인 올림픽 출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세계랭킹 14위였던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9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선 2위 박인비(28ㆍKB금융그룹), 5위 김세영(23ㆍ미래에셋), 6위 유소연(26ㆍ하나금융그룹), 7위 김효주(21ㆍ롯데)에 이어 다섯 번째다. 7월 중순까지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상위 4명에 들면 장하나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1992년생인 장하나가 잔나비띠의 기운을 받아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지 주목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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