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는 집에 돌아오면 평범한 가장입니다.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놀아주고, 설거지나 집안 청소도 도와주는 자상한 남편입니다.”
8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햄프셔주 나슈아의 ‘나슈아 커뮤니티칼리지’ 체육관에서 열린 마르코 루비오(44) 상원의원(플로리다) 유세에는 이례적으로 루비오 의원의 전 가족이 함께 동참했다. 폭설을 뚫고 대형 버스를 타고 유세장에 도착한 루비오 의원의 부인 자넷 두스데베스 루비오(44) 여사는 슬하의 4자녀와 함께 남편 연설을 지켜본 뒤, 연단에 올라 청중들에게 인사했다.
루비오 여사는 남편 연설을 지켜보는 도중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편은 가정의 가치를 소중이 여기는 정치인이며, 미국을 이끌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부부는 1992년 사우스 마이애미 고교 동창생으로 처음 만난 뒤 7년 연애 끝에 1998년 결혼했다. 프로미식축구(NFL) 마이애미 돌핀스 치어리더로 활약할 정도로 몸매와 미모를 자랑하지만, 이날 유세에서는 평범한 가정 주부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듯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으로 나섰다.
루비오 여사는 “정치인 남편을 내조할 뿐 정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말했다. 루비오 의원이 주요 유세와 TV토론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일본보다 한국과의 관계에 더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도, “내가 대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손색 없으며,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르코는 ‘행복한 가정’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평소에도 미국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정부터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유세에 전 가족이 총출동한 것에 대해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뉴햄프셔 경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비오 의원은 지난해 펴낸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저서에서 21세기 이후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실종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가정의 해체를 지목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 책에서 양친 부모가 함께 키운 가정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4% 높고, 혼외 출생자를 가질 확률은 정상 가정 출신이 40%나 낮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여사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남편이 대통령이 된 뒤 ‘퍼스트레이디’가 되어 한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루비오 의원은 뉴햄프셔 경선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이날 유세가 끝난 뒤 30분 이상 청중들과 악수하며 사진도 함께 찍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제재해야 하느냐’는 한국 언론 질문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 대신 “당연하다(Absolutely)”고만 응답했다.
나슈아(뉴햄프셔)=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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