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10만명 당 106명 강박장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직장 생활 스트레스 등으로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20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강박증’으로 알려진 강박장애는 자신의 원치 않는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손 씻기, 대칭 맞추기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정신질환이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2014년 강박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명 당 강박증을 앓는 20대 남성은 2010년 91.5명에서 2014년 106.2명으로 15명 증가했다. 20대 남성 환자는 다른 연령과 성별보다 환자가 월등히 많았다. 20대 여성(64.1명), 30대 남성(69.9명)보다 1.5배나 많다. 연령별로 보면 20대(86.3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61.8명) 10대(51.5명) 순이었다. 또 성별로는 2014년 강박장애 환자 2만3,000여명 중 남성이 1만3,400여명으로 여성(9,700여명)보다 1.4배 정도 더 많았다. 남성은 20대(106.2명) 30대(69.9명) 10대(61.2명) 순으로 환자가 많았고, 여성은 20대(64.1명) 30대(53.3명) 40대(41.4명) 순이었다.
◆인구 10만명당 강박장애 진료 환자(단위: 명)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미래에 대한 불안 영향”… “비합리적인지 알지만 멈출 수 없어”
전문가들은 20대 강박장애 환자가 많은 데 대해 최근 20대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선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전형적으로 10,20대에 많이 발병하는데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니 20대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직장 생활 및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로, 원하지 않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는 ‘강박적 사고’와 이 강박적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 ‘강박적 행동’이 특징이다. 예컨대 자신이 3이라는 숫자를 생각하게 되면 재수가 없다고 생각해, 종이를 3장 찢어버리는 행동 등이다. 강박적 행동에는 확인하기, 숫자세기, 손 씻기, 대칭 맞추기 등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은 느끼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불안을 증가시킨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강박적 사고와 행동이 비합리적인 것을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으며,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약물치료 1~4개월 내 효과…강압적 분위기, 지적은 금물
강박장애는 약물치료와 인지 행동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4~6주 간 약물치료를 받으면 효과가 나타나고, 길어도 8~16주 내에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에 따라 약물 반응 및 부작용 발생에 차이가 있으므로 인내를 갖고 약물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강박장애를 예방하려면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좋다. 이선구 교수는 “강박적 성향의 사람들은 강압적인 분위기보다는 편안하고 화합하는 분위기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성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지적보다는 스스로 고쳐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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