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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가 수도권대보다 월급 더 많은 비정규직

입력
2016.0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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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지방대 출신이 수도권대 출신보다 임금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초년생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지방대 출신이 수도권대 출신보다 임금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방대 출신 비정규직이 수도권대 출신 비정규직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의외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발표한 ‘대학교 졸업자의 초기 노동시장 이행 특성 분석’ 보고서에서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 통계를 활용해 2010년 2월 4년제 및 전문대를 졸업한 1만8,000명의 1년 6개월 뒤(2011년 9월) 취업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시직(계약직)으로 일하는 지방대 출신 취업자들의 월 임금 평균은 113만5,000원으로, 수도권대 출신 105만5,000원보다 8만원 많았다. 계약기간이 한 달 미만인 일용직만 놓고 봤을 때도 지방대 출신의 평균 임금이 114만7,000원으로 수도권대 출신(101만8,000원)보다 13만원 가량 더 받았다. 3년 6개월 뒤(2013년 9월)에도 임금 격차는 같았다. 지방대 출신 임시직(150만5,000원)과 일용직(167만8,000원) 근로자 임금은 수도권대 출신보다 각각 3만9,000원, 64만3,000원 더 많았다.

반면 대부분 정규직으로 볼 수 있는 상용직(근로 계약기간 1년 이상)의 경우 수도권 출신이 지방대 출신보다 23만7,000원(1년 6개월 뒤), 31만5,000원(3년 6개월 뒤)을 더 받았다.

통상 명문대 출신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높은 임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유독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지방대 출신이 오히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의외의 결과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정규직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현실이 오히려 이런 역설적인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수도권대 출신들은 처음부터 대기업 정규직을 겨냥해 취업을 시도하기 때문에 취업준비를 하면서 ‘잠시 거쳐가는 일자리’로 계약직을 선택해 임금 등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지만, 지방대 출신들은 처음부터 정규직을 노리기보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놓고 임금 등 조건을 따져 취업을 한다는 것이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방대 학생들은 수도권대 졸업생들과 취업 경쟁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비정규직 직장을 고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성재 고용정보원 고용조사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취업률을 높이는 일자리 창출 대책도 중요하지만, 양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취업자들이 어떤 의도와 형태로 일하는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잦은 이직 등 사회적 인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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