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사거리 1만㎞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밀분석하고 있다.
방위성은 동중국해 등에 배치한 이지스함의 고성능 레이더의 추적 정보 등을 근거로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NHK가 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일단 이번 미사일이 비행 코스 및 잔해물 낙하 지점 등으로 미뤄볼 때 4년전인 2012년 12월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같은 종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012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대포동 2호를 개량한 미사일로 파악됐다. 사거리는 1만㎞ 이상으로 미국 하와이와 알래스카, 미국 본토 서해안에도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방위성은 이번 미사일이 4년전의 미사일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비행했을 가능성도 있어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도미사일 분야 전문가인 가네다 히데야키(金田秀昭) 일본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장거리탄도미사일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 본토를 사거리로 하는 미사일 개발에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주공학 전문가인 사와오카 아키라(澤岡昭) 일본 다이도(大同)대 학장은 로켓이 1단계와 2단계로 분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 점으로 볼 때 엔진의 힘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1단계로 보이는 것은 발사후 약 6분 후 낙하해 4년 전보다 약 3분 짧아졌고 2단계로 보이는 것은 발사 후 약 14분 후에 낙하해 4년 전보다 약 6분 짧아졌다”고 분석했다. 1ㆍ2단계 분리가 이뤄지는 시간이 줄어든 것에 관해 “더 짧은 시간에 대량의 연료를 연소할 수 있게 되는 등 엔진의 힘이 세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사와오카 학장은 2단계 분리물(4번째 낙하물)이 예고한 구역을 벗어나 떨어진 것에 관해선 “북한이 공개한 발사 당시 영상을 보면 지난번(4년전)보다 2단계 부위가 길어져 더 많은 연료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거의 공기 저항이 없는 곳을 날았기 때문에 계산치보다 더 간 것이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힘이 좋아졌지만, 제어기술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볼 때 2012년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능력이 좋아진 것이며 최근 4∼5년 사이 북한이 이룬 기술적 향상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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