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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자체, 윤동주 시비 건립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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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자체, 윤동주 시비 건립 불허

입력
2016.02.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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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시인 윤동주가 생전 8개월 가량 다녔던 도쿄 릿쿄대의 예배당에서 열닌 윤 시인 70주기 추도 예배에서 빈자리에 윤 시인의 사진이 놓여 있다.
2005년 2월 시인 윤동주가 생전 8개월 가량 다녔던 도쿄 릿쿄대의 예배당에서 열닌 윤 시인 70주기 추도 예배에서 빈자리에 윤 시인의 사진이 놓여 있다.

일본 시민단체가 추진한 시인 윤동주(1917∼1945) 시비 건립을 현지 지방자치단체가 불허했다고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윤동주가 해당 지역에서 유명하지 않고 지역에 크게 공헌한 인물도 아니라는 게 이유다.

니시오카 겐지(西岡健治) 후쿠오카(福岡)현립대 명예교수가 주도하는 일본 시민단체 ‘후쿠오카에 윤동주 시비를 설치하는 모임’은 후쿠오카 모모치니시(百道西) 공원에 시비 건립을 타진했지만 지난해 여름 관할 지자체인 후쿠오카시 사와라(早良) 구청으로부터 ‘불허’ 통보를 받았다. 매년 윤동주 추도식이 열리는 모모치니시공원은 윤동주가 숨을 거둔 후쿠오카 형무소 터와 가깝다. 사와라 구 유지관리과는 도시공원법과 시 공원 조례 등을 검토한 결과 “시민의 교양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고 도쿄신문은 소개했다.

후쿠오카 시내 구립 공원에는 개인을 기리는 비가 여럿 존재하며 외국인 중에선 중국인 문학가 관련 비가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 아닌데도 지자체가 불허한 데는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관계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후쿠오카 시는 지난해 여름 태평양전쟁 관련 전시회의 후원자로 이름을 올려달라는 다른 시민단체의 요청도 거절한 바 있다.

니시오카 교수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비는 역사적 사실을 바로 보는 계기가 될 것이고 일본인의 손으로 지으면 상호 이해도 깊어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동주 시비 설치 모임은 이에 굴하지 않고 비 건립을 위한 모금 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만주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일본 교토(京都) 도시샤(同志社) 대학에서 유학하던 1943년 7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갇혀 있던 중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옥사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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