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서 고전… 4분기 영업이익 203억
지난해 모바일 게임의 흐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탈 카카오’다. 과거 모바일 게임은 플랫폼이나 다름없던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 돼야만 성공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카카오의 비싼 수수료에 반발해 카카오를 거치지 않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고스란히 카카오의 반토막난 영업이익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147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9% 줄었고 영업이익이 무려 68.8% 급감했다. 그 바람에 지난해 전체 매출은 9,322억원,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마감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57.8% 줄어 반토막났다.
카카오는 영업이익 악화의 원인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 시작한 카카오 택시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 하루 평균 호출전화 건수가 60만건에 이를 정도로 성공했지만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에 미래를 보고 다양한 영역에 투자해 인건비와 광고선전비 등 전반적 비용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게임업체들의 ‘탈 카카오’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카카오의 게임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2,3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데 전년 대비 16.5% 감소했다. 게임업체들은 21%인 카카오 플랫폼 수수료와 국내 시장 위주라는 약점 때문에 잇따라 카카오의 게임 플랫폼을 떠나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게임빌의 천영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1종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지만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할 게임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카카오는 최근 게임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게임업체들의 마음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카카오는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올해 출시 예정인 카카오 헤어숍과 대리운전 ‘카카오 드라이버’,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등의 새로운 서비스로 향후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