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구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명예교수를 식민사학자로 규정했다가 고소당한 역사학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나상훈 판사는 5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소장은 2014년 출간한 저서 ‘우리 안의 식민사관’에서 김 교수의 책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를 다루면서 김 교수가 일본의 식민사관을 수용했다고 허위 주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 한반도 가야지역에 임나일본부라는 기관을 두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학설이다.
법원은 이 소장이 적시한 ‘김 교수가 임나일본부가 실제로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고 쓴 인물이다’ ‘백제를 야마토조정의 속국이라고 주장한다’ 등의 내용을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많은 저술ㆍ사회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역사학자로서 저서에 피해자를 식민사학자로 적시해 명예훼손의 정도가 매우 크다”며 “논점을 역사학자들 사이의 논쟁으로 흐리려고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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