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 전망치보다 2.2조 더 걷혀.. 4년만에 세수결손 탈출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도 2.8조원.. 역시 4년만에 흑자
양도세ㆍ거래세 5.3조 증가가 세입확대 주도
정부 “올 예산 보수적으로 잡아 펑크우려 없어”
불경기임에도 지난해 나라살림은 4년 만에 ‘세수 펑크’를 면하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자산시장(부동산, 증시 등)에서 거래가 늘어 관련 세금이 확 늘어났고, 담배 관련 세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5일 2015 회계연도의 나라살림 장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의 세입과 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217조9,000억원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215조7,000억원)를 2조2,000억원 초과했다. 2014년보다는 12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로써 예산 편성 때 추정한 세수보다 정부가 실제 거둬들인 세수가 적은 ‘세수 결손’ 행진에서 4년 만에 벗어나게 됐다. 세수 결손은 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 그리고 2014년 10조9,000억원 등 해마다 급증세였다.
세목 별로 보면 양도소득세(2014년 대비 47.3% 증가), 증권거래세(49.6%)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보다 18% 증가했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거래대금이 각각 36%, 81% 증가했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에서만 세입이 5조3,000억원 늘었다. 또 담뱃값 인상으로 개별소비세가 신설되어 개소세 수입도 42.3% 급증했다. 반면 세계경제 둔화로 수입이 줄면서 수입품에 붙는 부가가치세가 줄어 부가세 징수액이 5.2% 감소했다. 관세 역시 2.6% 줄었다.
국세에 세외수입(부담금ㆍ벌과금 등)을 더한 총세입은 328조1,000억원, 총세출은 319조4,00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은 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올해 써야 하는 데 내년에 쓰기로 한 이월금(5조9,000억원)을 제한 금액, 즉 세금을 거둬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은 2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세계잉여금은 최근 3년간 세수 결손으로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4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교부세ㆍ교부금정산, 공적자금 상환, 채무상환, 추가경정예산 등에 엄격히 사용된다.
올해도 세수 결손을 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작년에 세수가 많이 걷힌 것이 추경을 편성하면서 부족한 세입을 5조6,000억원 보전한 영향이 큰 데다, 올해는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작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산을 짤 때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하고 목표를 잡았기 때문에 부동산과 증시가 나소 나빠지더라도 세입예산을 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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