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성수대교 인근에서 침몰한 한강유람선 ‘코코몽호’는 선미에 난 구멍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무리하게 선박을 운항한 선장과 기관장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한강유람선 침몰사건 특별 수사전담팀은 4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코코몽호 선미의 수면과 맞닿는 부분에서 길이 120㎝, 폭 17㎝의 깨진 구멍이 발견됐고, 다른 손상 부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합동감식 결과 해당 구멍은 배 표면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유빙에 부딪혀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강 표면은 지난달 20일쯤부터 결빙됐으나 코코몽호는 이후에도 계속 운항하다 침몰 사고를 냈다. 경찰은 한강 선착장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거쳐 사고 당시 배가 운항하기 어려울 정도인 두께 12㎝ 얼음으로 한강 표면이 덮여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한 때 침몰 원인으로 지목됐던 스크루의 스턴튜브(고무 패킹)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스크루 회전장치가 열을 받지 않도록 끼워두는 고무가 헐거워지면서 배 안으로 물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항이 사고 원인으로 결론 나면서 경찰은 코코몽호 선장 이모(50)씨와 기관장 정모(32)씨를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이씨는 앞서 참고인 조사에서 “일상적으로 운항이 가능하다고 보고 사고가 난 날에도 배를 띄웠다”고 진술했다. 코코몽호는 지난달 26일 오후 승객 6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우고 잠실 선착장을 떠났다가 성수대교 인근에서 침몰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11명은 모두 구조됐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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