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도 높은 대책 마련 주문
“한라산을 국립공원에서 제외할 수 있다.”
최근 환경부가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이 같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내국인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한라산을 국립공원 지정에서 해제한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라산의 90%를 잠식한 제주조릿대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제주지역 전체 제주조릿대 분포 면적은 여의도의 80여배인 244.6㎢로 추정된다. 한라산국립공원 전체 면적 153.3㎢의 90%를 잠식하고 있으며, 한라산 정상부인 백록담 화구벽 밑 1,900m까지 번식해 있다.
제주조릿대는 제주 고유 재래종으로 최고 1.5m까지 자라고 번식력이 매우 강해 주변에 다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가 없어 말라 죽게 된다. 실제 한라산 어리목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서 자생하는 시로미, 눈향나무는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조릿대가 확산된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조릿대를 먹어치우던 소와 말의 방목이 금지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제주조릿대 관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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