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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장 2조 시대, 알고 보면 '속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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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장 2조 시대, 알고 보면 '속빈 강정'?

입력
2016.02.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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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이 기록적인 매출 신장에 비해 실속은 못차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 산업 매출은 2조1,131억원으로 2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4.2% 증가해 성장세를 유지했다.

관객 수 역시 2억1,729명에 달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2억 명 돌파다.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관람횟수도 4.22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국 미디어조사 업체 스크린다이제스트가 조사한 미국 3.83회, 싱가포르 4.16회보다 높은 수치다.

외형 성장과 대조적으로 상업영화의 투자수익률은 -7.2%로 나타났다. 상업영화는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232편 중 77편, 총제작비 10억원 이상이거나 스크린 수 100개 이상인 작품만 포함시켰다. 2014년에는 평균 수익률 0.3%로 수지타산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배경으로 "상업영화의 늘어난 작품 수와 제작비"라고 꼽았다.

작품 수가 2014년 67편에서 73편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전체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편당 매출액이 2014년 51억7,000만원에서 48억5,000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반대로 편당 제작비는 51억4,000만원에서 52억3,000만원으로 불었다. 이에 따라 상업영화 1편 기준 3억8,000만원의 적자를 보게 됐다.

제작비 구간별로 수익률을 살펴보면 10억원 이상 52억원(평균) 이하 작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구간 해당된 31편은 '-56.9%'의 수익률을 보였다.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손해 봤다. 10억원 미만 작품은 8편으로 -42.4%, 평균 제작비 이상 80억원 미만의 작품 17편은 -22.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80억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17편의 경우 26.1%의 수익을 냈다. 유일한 흑자 구간이다. 막대한 자금을 들인 일부 작품이 영화 산업 전체의 적자 폭을 줄여준 셈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 수로 따지면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업 영화는 총 16편으로 21.9%에 그쳤고, 이 중 수익률 100%를 상회하는 작품은 7편,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2014년과 비교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2편 감소했지만 투자 수익률 100%를 상회하는 작품은 2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제작비 절반 이상의 손실을 본 영화는 60%(44편)나 됐다. 2014년 55.2%(37편) 대비 늘어난 수치다. 그 중 90% 이상 손실을 본 영화는 전체 영화의 23.3%(17편)로 2014년 17.9%(12편) 보다 높은 비율이다.

영화 관계자는 "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속빈 강정'과 같다"며 "큰 작품 일부에만 쏠린 수익구조와 매출에 도취 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분석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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