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 6개월 만에 멕시코 당국에 의해 검거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의 사형 집행 여부가 구스만의 미국행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사법당국은 현재까지 구스만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전제 조건으로 사형 미집행 보장을 요구하지 않았다. 훌리오 에레라 멕시코 연방검찰 대변인은 포브스에 양국이 구스만의 신병 인도를 협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그의 사형 미집행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78년 체결된 멕시코와 미국간 범죄자 인도조약에 따르면 미국이 구스만을 사형시키지 않겠다고 보장하지 않으면 멕시코는 구스만의 신병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 멕시코 당국은 기본적으로 구스만을 미국에 인도한다는 방침이나 국내 관련법 절차에 따라 실제 인도하는 데는 최소 1년, 최대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에레라 대변인은 전했다.
마이클 브라운 전 미 마약단속국(DEA) 부국장은 “멕시코가 구스만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더라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도록 요구하면 미국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는 구스만이 양국 내 마약밀거래 연루 조직이나 경쟁조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플리바게닝(사전형량 조정제도)을 통해 증인보호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것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멕시코 정부의 일부 고위층 인사들은 구스만이 미국으로 송환돼 플리바게닝 등을 통해 자신들이 연루된 뇌물 커넥션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중남미 뉴스네트워크 텔레수르는 전했다.
구스만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FBI에 의해 ‘전세계 최고 범죄인 1위’로 규정될 만큼 악명 높은 전 세계 최대 마약 공급자였다. 그는 뉴욕 등을 비롯해 최소 미 연방법원 7곳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실제로 미국에서 재판이 진행될 경우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월 11일 멕시코 연방교도소를 두 번째로 탈옥했던 구스만은 탈옥 6개월 만인 지난달 8일 자신이 이끄는 마약조직 ‘시날로아’의 근거지가 있는 서북부 시날로아 주 로스 모치스의 한 가옥에서 체포됐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