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수출이 1.0%가량 줄고, 국내총생산(GDP)도 0.3% 감소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TPP 회원국의 정식 서명이 이뤄진 직후 보고서 ‘TPP 정식서명’을 발표하고 이 같이 내다봤다.
보고서는 TPP 발효에 대한 해외연구 결과를 활용해 관련 효과를 분석했다. 2017년에 TPP가 발효된다고 가정한 뒤 TPP가 발효되지 않았을 경우와 여러 지표를 비교한 것이다. 2017년 TPP가 발효되면 유관세 품목 7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2030년에는 99%가 무세화된다.
TPP 회원국은 2030년이 되면 TPP가 발효되지 않은 경우보다 GDP는 0.5~8.1%, 수출은 4.7~3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일본의 GDP는 2.5%, 수출은 2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은 2030년이 되면 GDP와 수출이 각각 0.3%, 1.0%씩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또 다른 TPP 비회원국인 중국의 수출이 0.2%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이는 한국이 TPP 발효로 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리던 비교 우위 효과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누적원산지 규정을 활용한 관세혜택 때문에 비회원국인 한국산 제품이 TPP 회원국, 특히 일본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TPP 회원국에 대한 투자 규모가 큰 일본이 TPP 역내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해 생산력을 향상시키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PP 회원국의 GDP 규모는 지난해 27조5,000억달러로 세계 GDP의 37.4%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로서는 TPP 발효가 미칠 중장기적 영향까지 고려해 구체적인 가입 로드맵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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