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차 시장이 근래에 보기 드물던 ‘5파전’에 돌입해 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3월 새로운 중형차 SM6를 공식 출시하면서 기존의 중형차인 SM5를 단종하지 않고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산 중형차 시장에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기아자동차 K5, 한국지엠의 말리부, 르노삼성의 SM5ㆍSM6 등 5개 차종이 판매된다. 국산 중형차 시장에서 5개 차종이 동시에 판매되는 것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1993년까지만 해도 국산 중형차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콩코드, 대우자동차 프린스 3개 차종뿐이었으나, 1995년 현대차가 쏘나타의 고급형인 마르샤를 출시해 4개 차종으로 늘었다. 이후 1998년 삼성자동차가 출범하면서 SM5를 출시해 국산 중형차는 5개 차종으로 늘었고, 이후 레간자와 마르샤, 매그너스, 옵티마 리갈 등이 각 사에서 단종과 병행판매, 통합 등을 거치면서 5개 차종이 각축하는 기간이 8년간 이어졌다.
1999년 마르샤가 단종됐으나 대우가 레간자와 매그너스를 병행 판매하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레간자가 단종되며 매그너스로 통합되자 기아차에서 옵티마의 고급버전인 옵티마 리갈을 출시해 옵티마와 함께 판매했다.
그러나 2005년 기아차가 로체 출시를 계기로 중형차를 다시 한 차종으로 통합한 뒤로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이 각각 한 차종만 판매해 4개 차종이 승부를 겨뤄왔다.
올해 중형차 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차종만 증가하는 게 아니라 신차급 차종들이 맞붙게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신차다.
한국지엠은 이르면 상반기에 말리부 신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고 르노삼성은 SM6로 중형차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6년형 쏘나타와 신형 K5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돼 여전히 시장에서 신차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르노삼성의 SM5만 2010년에 출시됐을 뿐 나머지 4개 차종은 모두 2년 사이 출시된 신모델인 셈이다.
치열한 경쟁에 힘입어 위축된 중형차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도 업계의 관심이다. 중형차는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판매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형차 판매 비중은 2007년부터 점차 하락해 2013년에는 17.6%로 처음 20%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2014년에는 17%, 2015년에는 15.8%까지 하락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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