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피드의 DNA는 미디어와 IT가 반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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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의 DNA는 미디어와 IT가 반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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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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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즈피드가 밝힌 SNS 정복 비결

신입사원은 데이터 분석부터 배우고

의사 소통은 암호화된 메신저로

정해진 회의 시간조차 없어 파격

직원 1300명 중 기자는 190명 뿐

에티터 475명이 화제의 이슈 찾아

리스티클ㆍ카드뉴스 등 콘텐츠화

하루 600여건 모든 플랫폼에 개방

미국 뉴욕 맨하튼 5번가에 위치한 버즈피드 본사에서 연예 뉴스를 주로 생산하는 엔터테인먼트 뉴스팀 에디터들이 일하고 있다. 가운데 기둥에 버즈피드 본사를 직접 찾아 인터뷰한 미국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로 떠오른 미국의 버즈피드는 한 마디로 성격을 정의하기 어려운 업체다. 2006년 미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가 콘텐츠 확산 경로를 연구하기 위해 직원 5명과 함께 설립한 이 업체는 당시만 해도 평범한 정보기술(IT) 초기 창업기업(스타트업)이었다.

그런데 버즈피드는 콘텐츠의 속성을 파악하면서 소셜미디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어떤 콘텐츠가 인기가 높고 어떤 방식으로 공유되는지 알 수 있게 되자 직접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30세가 되기 전 꼭 해야 하는 10가지 방법’처럼 목록(리스트)과 기사(아티클)를 결합한 형식의 ‘리스티클’을 주로 만들었다. 지난해 초 사람마다 ‘파랑+검정’ 또는 ‘흰색+금색’으로 다르게 보여 논란이 된 일명 ‘드레스 게이트’는 버즈피드가 해당 사진에 투표를 결합해 확산시킨 대표 콘텐츠다. 주로 이용자들이 가볍게 볼 만한 콘텐츠를 만들던 버즈피드는 점차 일반 뉴스 보도로 영역을 넓히다 지난해 초에는 지정석이 49개뿐인 백악관 기자실까지 입성했다.

지금 버즈피드는 인터넷, 특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로 소비되는 기사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생산 업체가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버즈피드의 월 평균 순 방문자수(UVㆍ중복 방문을 제외한 수)는 2억명, 월 평균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최근 50억건을 돌파했다.

특히 동영상 분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4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 그쳤던 동영상 광고 매출은 지난해 35%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미국 트래픽 조사업체 컴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버즈피드 비디오는 주 소비층인 18~34세 미국인 사이에서 CBS, NBC, MTV 등 유력 방송사를 제치고 월 조회 수 약 4,500만건으로 1위에 올랐다.

회사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2014년 10월 770명이었던 버즈피드의 전체 직원은 지난달 1,300명까지 늘었다. 현재 미국 뉴욕 본사를 포함해 미국 내 8개 지역과 영국, 독일, 캐나다, 인도, 일본 등 10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영어, 프랑스어, 인도어, 일본어 등 11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여기에 연내 한국에도 사무실을 열고 한국어 콘텐츠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버즈피드의 기업 가치가 이미 전통 미디어를 넘어섰다고 본다. 지난해 기술 전문 매체 ‘리코드’는 버즈피드의 기업 가치를 15억달러(약 1조8,247억원)로 평가했다. 지난해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가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수한 금액 13억달러(1조 5,814억원)를 웃도는 금액이다.

버즈피드 본사 사무실 한 켠에 현재까지 진출한 국가와 향후 진출 국가를 깃발로 표시한 세계 지도가 붙어 있다.

암호화된 메신저로 일하는 버즈피드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버즈피드의 ‘심장’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본사를 최근 방문했다. 버즈피드는 최근 수 년 새 직원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근처에 다른 건물을 추가로 빌려 뉴욕에서만 2개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만큼 대형 언론사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버즈피드의 첫 인상은 자유로운 스타트업에 가까웠다.

특이한 것은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꽉 들어찬 업무 공간에서 기사를 쓰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컴퓨터 모니터에 방문자 유입 경로와 콘텐츠 조회 수를 보여주는 복잡한 그래프를 띄워 놓거나 페이스북, 스냅챗 등 인터넷 서비스를 보고 있었다. 앞서가는 IT 기업처럼 서서 일하는 사람도 곳곳에 보였다.

버즈피드에 새로 합류한 직원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콘텐츠 제작이 아니다. 벤 스미스 버즈피드 편집장은 “신입 직원들은 자체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파운드’를 배워야 한다”며 “버즈피드의 성공은 훌륭한 직원들을 돕는 좋은 도구(파운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는 이용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선택하고 공유하며, 어느 지점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수명이 얼마나 긴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다.

버즈피드에서는 얼굴을 맞대고 의논할 만한 일도 대부분 암호화된 메신저로 처리한다. 스미스 편집장은 “우리는 다른 매체들처럼 오전에 편집 회의를 하고 오후에 콘텐츠를 만든 뒤 다시 회의를 하는 등 정해진 일정이 없다”며 “모든 의사 소통은 암호화된 메신저 ‘슬랙’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편집국 수장인 그의 역할도 지시가 아니라 ‘정리’라고 정의했다.

기자보다 에디터가 더 많은 회사

스미스 편집장은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과 뉴욕 선, 뉴욕 데일리 뉴스 등 유력 매체에서 정치 분야를 취재하던 기자였다. 2004년부터 워싱턴 정계의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폴리티코, 폴리티커, 데일리 폴리틱 등에서 글을 쓰다가 2011년 말 버즈피드에 합류했다. 정통 매체와 신생 매체를 모두 거친 셈이다.

스미스 편집장은 “버즈피드는 기존에 몸 담았던 매체들과 DNA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근무한 언론사들은 기자가 ‘별’이고 모두 별이 되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버즈피드는 미디어와 IT 기업의 DNA가 반반씩 섞여 있다”고 했다. 기자들의 기사 생산이 위주인 전통 언론사들은 소수의 개발자(엔지니어)들이 기자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일을 하지만 버즈피드는 뛰어난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수치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버즈피드는 전체 직원 1,300명 가운데 현장에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는 190명뿐이다. 인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편집자(에디터)다. 약 475명의 에디터들은 인터넷에서 어떤 일이 화제가 되는지 파악하고 이를 리스티클이나 카드뉴스 같은 콘텐츠로 만들어 플랫폼 별로 가공해 전파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엔지니어가 175명에 이른다. 스미스 편집장은 “로스앤젤레스 동영상 스튜디오에서는 영상 제작 인력 200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며 “이들 역시 본사의 지시를 받지 않고 각자 콘텐츠를 생산하며 스냅챗용 7초 영상, 페이스북용 30초 영상 등 플랫폼 별로 세분화해 유통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버즈피드가 생산하는 콘텐츠는 하루 평균 600개다. 버즈피드는 모든 플랫폼에 콘텐츠를 개방하는 ‘오픈 플랫폼’ 정책을 펴고 있어서 자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핀터레스트 등 30여개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콘텐츠를 배포한다. 그래서 버즈피드 일원으로서 가장 필요한 역량 중 하나는 각 플랫폼 별로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다. 스미스 편집장은 “버즈피드 홈페이지에 직접 찾아오는 이용자보다 각종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접하는 이용자 비중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버즈피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전체 이용자 수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 접속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스미스 편집장은 “몇 년 전 우리를 (언론이 아니라며) 비웃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점점 더 이용자들이 버즈피드의 콘텐츠를 보고 공유하고 알려주고 싶어하는데, 그렇게 만드는 것이 콘텐츠 생산자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뉴욕=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벤 스미스 버즈피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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