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군 정찰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와 관련, 중국 국방부가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꾸미지 말라”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2일 “유관방면(한국)은 사실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중국 정보수집기‘윈(運)-9’ 1대와 조기경보기 ‘윈(運)-8’ 1대가 한국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인 제주도 남서쪽 이어도 상공을 비행했으며, 이어도 상공에서 우리 군의 경고 통신을 받고 동해쪽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도 중국 군용기 2대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뒤 동해쪽으로 빠져나갔다고 발표했다.
침범 사실을 부인하는 중국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은 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지역에 있는 한국 측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중국 측은 우리 군 당국이나 일본 측에 비행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별개 개념으로,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선을 뜻한다. 국제법상 주권이 미치는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국의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앞서 중국은 2013년 11월 동중국해상에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 한국과 일본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3국간 새로운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은 우리 군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과 일부 중첩되며 그 속에 이어도 상공이 포함돼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