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제를 확정해 20대 총선 예선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선거일 70일 전인 3일까지도 당내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예비후보가 없는 지역구도 꽤 있다. 이들 지역구는 새누리당 내에서 대표적인 험지로 꼽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의 경우 정두언 나경원 김용태 오신환 의원의 지역구에 예비후보가 없다. 서대문을의 정두언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상대후보에 625표 차로 신승했다. 불과 0.9%포인트 차이였다. 지역구 사정이 녹록치 않은 정 의원은 “나는 대표적인 생계형 정치인”이라며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구에서 보내고 있다. 2014년 7ㆍ30 재ㆍ보선에서 당의 ‘험지 출격’ 요청을 받고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 역시 야권 단일후보였던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결과는 1.2%포인트(929표) 차이의 턱걸이 승리였다. 나 의원은 “개인적인 유불리를 떠나 당과 정치 명분을 생각해 결정한 출마였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를 치렀다”고 돌이켰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의 양천을 역시 새누리당에겐 험지 중 한 곳이다. 김 의원 은 19대 총선에서 1.8%포인트(1,780표) 차이로 승리했다. 반면 ‘강남 4구’로 불리며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여온 바로 옆 양천갑은 현역인 길정우 의원을 비롯해 전ㆍ현직 의원 3명 등 모두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4ㆍ29 재ㆍ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오신환 의원의 관악을도 새누리당에겐 ‘서울의 호남’으로 통했던 험지다. 그러나 당시 정동영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감행에 따른 야권후보 분열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27년 만에 여당이 승리를 안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서울은 48개 지역구 중 더불어민주당이 31곳을 수성하고 있는 야도(野都)”라며 “네 의원의 선거구가 서울에서도 대표적 험지인 게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전남 순천ㆍ곡성에도 아직까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는 없다. 반면 탈환을 노리는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 5명을 비롯해 무려 9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충청권에선 이장우 의원의 대전 동, 정우택 의원의 청주 상당, 박덕흠 의원의 보은ㆍ옥천ㆍ영동, 경대수 의원의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이 당내 예비후보가 없는 지역구다. 이번 총선이 이례적으로 충청권 기반 정당을 새누리당이 흡수한 상태에서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은 ‘1여ㆍ다야’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여권은 전망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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