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 사진)가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 입단할 전망이다.
이대호는 시애틀과 1년간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액 400만 달러(약 49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적극적인 구애를 뿌리치고 미국 진출을 추진했던 이대호는 시애틀 입단이 확정될 경우 빅리거의 꿈을 이루면서 한국-일본-미국프로야구에서 모두 활동한 최초의 한국인 타자가 된다. 그는 2001년 KBO리그 롯데를 시작으로 2012년 일본 무대에 진출해 오릭스와 소프트뱅크를 거쳤다.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2015시즌 지구 4위에 머물렀다. 같은 지구의 텍사스에는 추신수(텍사스)가 소속돼 있어 올 시즌 동갑내기 두 타자의 라이벌 대결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시애틀은 2001년 추신수가 미국프로야구에 데뷔한 팀이기도 하다. 이로써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는 기존 추신수,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외에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에 이대호까지 가세해 총 7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활동하게 됐다.
이대호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 관계자는 “현지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달 4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중인 이대호는 귀국 일정을 미루며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했다. 당초 계획보다 늦은 이달에 접어들어서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이대호는 최종 행선지로 시애틀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일본에서 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이판에서 동계 개인 훈련을 했다. 올해는 개인 훈련 장소를 애리조나로 바꿨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몇몇 구단과 협상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소프트뱅크가 적극적인 잔류 요청을 하면서 빅리그 진출이 장기전으로 흘렀다.
다행히 시애틀과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대호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일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은 1977년 창단됐지만 약체로 분류된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워싱턴(전신 몬트리올)과 함께 월드시리즈 무대를 한번도 밟지 못한 유이한 팀이다. 2001년 이후 1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76승86패(0.469)의 성적으로 지구 4위에 그쳤다.
스타플레이는 다수 배출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였던 랜디 존슨이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구가했고, 켄 그리피 주니어와 아버지 시니어가 ‘부자 백투백 홈런’을 기록한 구단이기도 하다. 이밖에 제이미 모이어와 에드가 마르티네스 등 총 8명의 시애틀 출신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스즈키 이치로도 시애틀에서 스타플레이어로 거듭났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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