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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부는 변화, 너도나도 '스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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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부는 변화, 너도나도 '스몰볼'

입력
2016.02.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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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박해민이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사진=임민환 기자

팬들은 보통 화끈하게 치고 받는 '빅볼' 야구를 선호한다. 그러나 현장 지도자들은 기본적으로 '스몰볼'이 깔려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몰볼은 번트와 히트앤드런,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상대에 한 베이스를 더 안 주기 위한 수비 등을 바탕으로 한다.

최근 프로야구 흐름은 타고투저였다. 2011년 KIA 투수 윤석민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한 이후 4년 연속 타자 박병호(미네소타ㆍ2012~13), 서건창(넥센ㆍ2014), 에릭 테임즈(NCㆍ2015)가 최고 별로 우뚝 섰다. 박병호는 홈런왕, 서건창은 꿈의 200안타, 테임즈는 전대미문의 40-40클럽 가입으로 리그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올해 프로야구 흐름은 한 시즌을 준비중인 스프링캠프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각 팀들이 스몰볼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 중이다. 대형 타자 박병호, 김현수(볼티모어)의 해외 진출과 신축구장 고척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에 따른 환경 자체가 많이 바뀐 영향이다.

박병호가 떠나고 목동에서 고척돔 시대를 여는 넥센은 그 동안 추구했던 한방 있는 야구가 아니라 기동력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공개한 캠프 훈련 비중은 주루와 수비가 80%, 타격이 20%다. 서건창, 김하성, 임병욱 등의 발 빠른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새 구장의 외야 펜스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그렇게 되면 추가 공사에 들어가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기 때문에 그대로 가기로 했다. 신축 구장은 좌우 폴까지 99m에 불과하고 외야 파울 공간이 거의 없다. 삼성은 피홈런을 줄이기 위해 투수들에게 땅볼 유도를 할 수 있는 변화구 장착에 공을 들이고 있고, 팔각형 구조에 맞는 수비 중계 플레이와 포메이션에 신경을 쓰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도 '육상부' 전환을 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현수의 공백을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로 메우겠다"고 강조했다. 타격보다 주루를 중요시하는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해 팀 도루 94개(9위)에 그친 이유를 뛰어야 하는 이명기, 최정, 김강민의 부상 여파로 꼽으며 다시 한번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또 그는 "팀 배팅 보완이 필요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강조했다.

지난 시즌 팀 도루 204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NC는 올해도 '스피드 업'을 예고했다. 1번 박민우부터 2번 김종호, 3번 나성범, 4번 테임즈까지 모두 언제든 베이스를 훔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해 23개의 베이스를 훔쳤던 나성범은 "주력을 유지하기 위해 몸무게를 줄였다"고 했고, 대도왕 출신 주장 이종욱 역시 "다시 예전처럼 뛰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2014년 약체 평가를 딛고 끝까지 5강 경쟁을 했던 KIA는 최소 실책 2위(84개) 팀답게 다시 한번 견고한 수비벽 구축에 도전하고 있고, 지난 시즌 최다 희생 번트 139개를 기록한 '스몰볼의 대명사' 김성근 감독이 부임 2년째를 맞는 한화도 세밀함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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