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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위상반전, 마르코 루비오

입력
2016.02.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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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힘의 균형추가 쏠려 들기 시작한 마르코 루비오 의원.
미 공화당 힘의 균형추가 쏠려 들기 시작한 마르코 루비오 의원.

미국 공화당의 무게중심이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 ‘강력한 3등’을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보수성향이 강한 주들이 주로 참가하는 슈퍼화요일(3월1일)에도 루비오 의원이 선전한다면, 테드 크루즈-도널드 트럼프-마르코 루비오 ‘3강 구도’로 좁아진 공화당 경선에서 루비오 의원이 최종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일 정치전문 폴리티코에 따르면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트럼프의 과격한 성향에 불만을 품어온 공화당 주류와 기득권 계층이 루비오 의원에 힘을 실어 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조시 홀메스는 “루비오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운명을 관리하고 있다”며 뉴햄프셔 예비경선에서 선전한다면 많은 지지를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맥코널 원대대표 등은 그동안 거친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현상에 우려를 표명해 온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아이오와 패배는 자칫 공화당의 정통성에서 벗어난 대선 후보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크게 희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루비오 의원측도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디. 우선 공화당 지도부의 암묵적인 지원 아래 거물 정치인들의 지지가 확산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하원의원 27명이 지지를 선언, 루비오 의원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 규모는 공화당 경선 주자 중 젭 부시(30명) 전 플로리다 주지사 다음으로 많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에 기성정치 세력이 맞서려면 하루라도 빨리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게 공화당 주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뉴햄프셔 예비경선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한 후보를 시작으로 루비오 지원을 위한 경선포기 권고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부시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결단을 내릴 경우 루비오와 부시가 정ㆍ부통령으로 호흡을 맞추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양날의 칼’일 수 있는 정치자금은 루비오 캠프로 쏟아지고 있다. 특히 루비오를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ㆍ정치활동위원회) 계좌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욕하는 뉴욕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의 후원금이 답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슈퍼화요일까지 지지세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루비오가 공화당 최종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의 분석 기사도 내놓았다. 이 신문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보수성향이 강한 주들의 경선이 3월 이전까지 치러지는 것에 주목했다. 온건 성향을 지닌 마르코가 뉴햄프셔와 알래스카, 텍사스 등이 나서는 슈퍼화요일까지 기세를 유지하면, 이후 온건성향 주에서 몰표가 나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의원은 3월 이전 경선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중도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조철화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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