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에는 한 달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임신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지침을 내놨다.
3일 질병관리본부는 대한산부인과학회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신부 등 여성에 대한 감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혈액 속에 약 1주일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브라질, 태국 등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여행한 가임기 여성의 경우 한 달 정도 피임하는 것이 안전하다. 혈액 내 바이러스가 사라진 후에는 태아 감염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임신을 해도 소두증 등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은 임신부가 불가피하게 유행지역을 여행했을 시 2주 내 발열,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 검사(혈청 내 바이러스 여부 확인)를 받는 것을 권하고 있다. 양성인 경우 소두증 또는 소두증의 예후인 뇌내 석회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태아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감염 사실을 보다 명확히 알기 위해 양수 검사도 받을 수 있지만, 합병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신 15주 이상일 때에만 권장된다. 혈액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아예 증상이 없는 임신부의 경우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로 이상 소견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질본 관계자는 “국내에 환자가 없지만 임신부와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한 지침”이라며 “감염 사실을 확인하게 되더라도 낙태는 불법이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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