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들은 1일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트럼프에게 치명타를 안긴 크루즈의 승리”라고 담당하게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미국 예측시장에서 거래된 정치인 주가는 공화당에서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최대 승자로 지목했다.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최후 승리를 거머쥘 주인공으로 루비오를 지목한 것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미국 예측시장에서 전날 38센트를 기록했던 루비오는 단숨에 51센트(1일 밤 12시 기준)로 상승했다. 반면 1위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상원의원의 몸값은 20센트에 머물렀고, 도널드 트럼프는 30센트로 마감했다.
예측시장의 동향은 공화당 주류세력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본선 경쟁력이 의심되는 트럼프의 조기 낙마를 위해서는 루비오, 젭 부시, 크리스 크리스티, 랜드 폴, 존 케이식 후보 등 기성 정치인들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 이전까지 루비오의 정치적 스승을 자처하던 부시 후보가 결단을 내릴 경우, 무게 중심은 급속히 루비오 쪽으로 쏠릴 수 있다.
루비오가 약진할수록 크루즈와 트럼프의 입지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주목되는 것이 9일 예정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다. 특히 크루즈가 정황상 뉴햄프셔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희박하다. 아이오와에서 뜻밖의 2위로 상처를 입었지만 트럼프(30%)는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크루즈(12%)를 앞서고 있다.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대선 행보를 이어나갈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이오와 주 코커스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정치적 응집력이 예상보다 낮은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과거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두 차례나 파산 신청을 통해 위기를 모면했던 것처럼, 뉴햄프셔 주 예비경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스스로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모인(아이오와)=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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