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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한 인터넷 표현 사용한 것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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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한 인터넷 표현 사용한 것을 반성합니다.”

입력
2016.02.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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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효수’란 아이디로 2012년 대선 전후로 야당 정치인과 호남지역을 비하하고 여성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정보원 직원 유모(42)씨가 장문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정용석 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유씨의 두 번째 공판에서 정 판사는 “유씨가 12페이지 분량의 반성문을 냈다”며 “인터넷에 저속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인터넷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빠져 들었다. 반성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 판사는 이에 “피고인이 반성문에 모욕죄와 관련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유씨 변호인은 “공소제기 이후에는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안 해봤는데 최대한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의사는 있다”고 답했다. 정 판사는 “모욕죄는 취하하면 공소기각이 가능하니 노력을 좀 해보세요”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도 국정원 직원의 신분을 보호해 주기 위해 가림 막이 피고인석 주위로 둘러졌다. 유씨 측은 첫 재판에서 “(검찰이 적용한) 국정원법 조항은 헌법상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 여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유씨가 문제 삼는 조항은 국정원 직원의 특정정당이나 특정인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및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국정원법 9조 2항 4호 및 18조 1항이다.

유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서 아이디 ‘좌익효수’로 활동하면서 3,451건의 글을 작성했으며 이 가운데 48개 게시물에 대해 모욕죄가, 10개 게시물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다음 재판은 3월29일 오전11시 30분에 열린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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