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정숙)는 영훈국제중 입시비리를 알린 정모 전 교감이 “파면은 지나친 징계로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2013년 특별감사를 벌여 영훈국제중의 입시비리를 확인하고, 학교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당시 김하주(83) 영훈학원 이사장은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추가입학 대가로 학부모 5명한테 1억원을 받아 챙기고 교비를 횡령한 혐의(횡령과 배임수재)로 기소돼 2014년 징역 3년6월 형이 확정됐다.
정씨는 2009년 영훈국제중 교감으로 재직하며, 특정 학생명단을 주며 합격시키라는 김 전 이사장의 지시를 그대로 따른 혐의로 김 전 이사장과 함께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학교 법인인 영훈학원은 정씨가 기소되자 직위해제 했고 2014년 5월 파면했다. 정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정씨는 법정에서 “내부 고발자라는 이유로 학교법인이 보복하려고 파면했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도 이에 수긍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영훈학원 입학비리를 외부기관 및 언론에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정씨와 함께 기소된 행정실장은 정직 3개월의 (상대적으로 가벼운)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의 내부 고발로 영훈학원 비리가 밝혀지게 됐는데 정씨가 입시비리에 다소 연루된 점이 드러났다고 해서 가장 무거운 징계를 내린 것은 보복의 목적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정씨보다 죄질이 나쁜 행정실장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한 점을 볼 때 정씨를 파면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여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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