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강병권 4단
<장면 10> 백△ 때 강병권이 1로 꽉 이은 게 단박에 바둑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실수였다는 건 이미 앞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이 아직 위기를 벗어난 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강병권이 냉정함을 되찾아 백의 반격에 제대로 대처했다면 충분히 중앙 대마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강병권이 당시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정확한 수 읽기를 하지 못하고 또다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잠시 후 허망하게 바둑이 끝나고 말았다.
실전에서 박영훈이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가만히 늘어서 다음에 A로 끼우는 수와 10으로 붙이는 수를 동시에 노렸을 때 강병권이 5로 쌍립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백이 <참고 1도> 1로 붙여서 흑돌을 차단하려 해도 2부터 6까지 밀고 나와서 잘 안 된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박영훈이 6, 8로 끼워서 이었을 때 강병권이 덜컥 9로 이은 게 마지막 패착이다. 박영훈이 10으로 붙이는 순간 중앙 흑돌이 고스란히 잡혔고 이것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지금은 조금 전과 달리 흑이 <참고 2도> 1부터 5까지 밀고 나와도 백이 6으로 막아서 그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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