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 가치제고 영구채 발행
“미슐랭 등재 등 미래 밝아 한국 식문화 세계화 이룰 것”
외식 전문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해외에 진출한 CJ푸드빌의 8년 간 누적 적자가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CJ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2007년 베트남에 처음 해외법인을 세운 이후 한식 브랜드‘비비고’와 베이커리 ‘뚜레쥬르’, 디저트 카페 ‘투썸 플레이스’, 스테이크 하우스 ‘빕스’등이 10개국에 진출하며 2014년까지 쌓인 누적 손실액이 993억원이다. 이에 CJ푸드빌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5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싱가포르 54억원, 베트남 79억원, 베이징 59억원, 상하이 17억원, 미국 59억원, 일본 32억원 등 총 300억원을 유상 증자를 통해 해외법인에 지급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속된 해외 투자로 자기자본의 완전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해외법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영구채를 발행했다”며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해외법인에 순차 증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CJ푸드빌이 해외에서 적자를 보면서도 10년 가까이 운영하는 이유는 맥도날드, 얌 등 세계적 외식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글로벌 외식 탑 10’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CJ푸드빌은 외식업이 제조업을 대신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미래전략 리포트 ‘식품산업 선진국 사례를 통해 본 7가지 성공 키워드’에 따르면 외식 및 식품업은 세계 시장 규모가 5조3,000억달러로 자동차(1조7,000억달러)나 IT(2조9,000억달러)보다 더 큰 사업군으로 꼽혔다.
CJ푸드빌은 해외 사업이 적자 상황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영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인 비비고의 런던 ‘소호점’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미슐랭가이드 런던판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의 한식당 중에서는 처음으로 진가를 인정받았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투자를 해왔는데 최근 출점 규제와 경기침체로 성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악재 속에서도 전세계인들이 매달 한 두 번씩 한국음식을 먹는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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