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주(21ㆍ롯데)가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서 우승을 차지하며 ‘경쟁자’ 김세영(23ㆍ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소포모어(2년차)’ 대결을 예고했다.
김효주는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 스테이시 루이스(31ㆍ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9ㆍ스웨덴) 등 공동 2위 그룹(16언더파 276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김효주와 김세영은 지난 시즌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2015년 LPGA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둘은 시작부터 신인왕 열전을 펼쳤다. 첫 해 승자는 김세영이었다. 김세영은 포인트 1,523점을 기록해 김효주(1,255점ㆍ2위)를 제치고 생애 단 한 번만 수상할 수 있는 신인왕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상과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까지 휩쓸며 ‘천재골퍼’로 불린 김효주는 LPGA 신인왕을 놓친 후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12월23일 태국으로 동계훈련을 떠난 그는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 시즌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누구보다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기술적으로는 티샷 보완에 열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티샷을 제대로 쳐 그린 적중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김세영도 동계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새해 1월1일부터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카톡 X’라고 바꾸며 카카오톡 중단을 선언했다.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지난해 12월 말 미국으로 건너간 김세영 역시 체력 보완에 힘을 쏟았다. 태권도 공인 3단인 그는 체력을 키워 투어 우승과 올림픽 출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다.
일단 둘의 2016년 첫 대결은 김효주의 승리로 끝이 났다. 김효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톱10이 목표였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16번홀(파4) 보기 후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았을 때 마무리만 잘 하자는 생각을 했다. 18번홀 경기 도중 마지막 조의 17번홀 결과를 들었다. 그때 우승을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이날 전반과 후반 모두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16번홀 보기를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반면 김세영은 2번홀(파4) 보기와 9번홀(파4) 더블 보기가 뼈아팠다. 최종라운드에서만 8개의 버디를 낚았지만, 결정적인 실수로 대회 2연패의 기회를 놓쳤다. 2016시즌 첫 대회에서 1, 2위에 오른 김효주와 김세영은 올 전반기 내내 리우 올림픽 출전티켓을 놓고도 살얼음 승부를 이어간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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