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카메라와 초소형 이어폰을 비롯한 통신장비를 사용해 상대방 카드를 알려주는 수법으로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1일 도박장 천장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의 패를 확인, 공범에게 무전기로 알려주는 수법으로 수 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30)씨와 김모(45)씨 등 일당 4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공범 1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6일 오후 7시쯤부터 29일 오전 2시 20분쯤까지 강릉시 교동의 한 사무실에서 속칭 ‘바둑이’ 도박을 하면서 피해자 5명으로부터 6,000만 원 가량을 따 가로챈 혐의다.
수법은 첩보영화에 나올 법할 정도로 치밀했다. 이들은 카드게임을 할 사무실을 빌려 미리 천장에 초소형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명 ‘호구’로 불리는 피해자들을 모았다. 관측 기술자인 김씨 등은 감청 장비를 사용해 도박장과 100m 정도 떨어진 인근의 모텔에서 모니터와 전자장비, 초소형 몰래카메라 등을 통해 상대방의 카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들은 또 도박장에서 쌀 한 톨 크기의 초소형 이어폰과 무전기가 장착된 러닝셔츠를 입고 도박을 하는 일당에게 알려 주는 수법으로 손쉽게 돈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강릉전파관리소 등과 현장을 덮쳐 한 판돈 1,100만원과 감청장비 모두를 압수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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