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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만명 속인 중국 다단계 사기꾼, 겉은 기부천사

입력
2016.02.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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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피라미드 사기단 적발

e쭈바오의 얼굴 사장이었던 장민 위청그룹 총재. 출처 바이두
e쭈바오의 얼굴 사장이었던 장민 위청그룹 총재. 출처 바이두
e쭈바오 실소유주인 딩닝 위청그룹 이사회 의장. 출처 바이두
e쭈바오 실소유주인 딩닝 위청그룹 이사회 의장. 출처 바이두

“500억위안(9조1,300억원), 90여만명.”

중국에서 무려 500억위안(9조1,300억원)의 자금을 불법으로 모금한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 사건이 적발됐다. 피해자만 중국 31개 성(省)에 걸쳐 90여만명에 이른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경찰)은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개인간(P2P) 금융 플랫폼인 e쭈바오(租寶)와 관련, 딩닝(丁寧·34) 위청(鈺誠)그룹 이사회 의장 등 관련자 21명을 체포했다. 위청그룹 산하 금융회사였던 e쭈바오는 2014년 7월부터 ‘인터넷 금융’의 기치를 내걸고 대출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하는 사업을 해 왔다. e쭈바오는 대부인은 작은 돈도 이자를 받고 빌려줄 수 있고, 대출인은 은행보다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양쪽 모두 이익이라고 선전했다. e쭈바오는 연간 9~14.6%의 고수익을 보장하며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대부인이 될 투자자를 모집했다. 단 돈 1위안(약 182원)을 맡겨도 은행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말에 중국 전역에서 구름 같은 투자자가 e쭈바오에 돈을 맡겼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들이 광고한 수익 보장 약속들은 95%가 허위였다. 신규 투자자의 자금은 대출이 아니라 일부는 먼저 투자한 이들의 수익금으로 지급됐고, 일부는 회사의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됐다. 사실상 피라미드 사기다. e쭈바오의 ‘얼굴 사장’ 역할을 해 온 장민(張敏) 위청그룹 총재도 “e쭈바오는 완벽한 다단계 사기”라며 “회사 임원들은 사기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특히 딩닝 의장은 이러한 투자자 자금을 이용, 주변에 1억3,000만위안(약 237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주택과 1,200만위안(약 22억원) 짜리 핑크 다이아몬드, 5억5,000만위안(약 1,005억원)의 현금을 선물하는 등 돈을 흥청망청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은 한 달에 100만위안(약 1억8,200만원)씩을 지출했다. 그러나 딩닝 의장은 시골 학교들을 방문, 장학금을 수여하며 겉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부 천사인 척했다.

시골 학교를 방문, 학용품을 전달하는 e쭈바오. 출처 중국청년망
시골 학교를 방문, 학용품을 전달하는 e쭈바오. 출처 중국청년망

중국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e쭈바오에 대한 내사를 착수, 위청그룹이 대규모 자금 이체와 함께 증거인멸을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12월 딩닝 등 고위 임원을 전격 체포하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e쭈바오는 당국의 수사를 눈치채고 1,200개의 계좌 책을 80개의 비닐 봉투에 넣어 안후이(安徽)성의 지하 6m에 묻어 증거 은닉도 노렸다. 당국은 이를 찾기 위해 2대의 굴착기를 동원, 20시간 동안이나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금융 리스크 관리를 올해 경제 업무의 최우선 사항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금융을 내 세운 각종 사기 사건들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쭈바오가 광고한 수익률.
e쭈바오가 광고한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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