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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진박 띄우며 영남 물갈이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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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진박 띄우며 영남 물갈이 공세

입력
2016.0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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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 참석해

“TK 의원들 朴대통령 위해 뭘 했나”

유승민 겨냥 “뒷다리 잡았다”맹비난

“최경환 와야 진짜 진박”말 돌기도

일각에선 잡음 걱정스러운 눈길

오늘은 부산 윤상직 사무소 방문도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최경환 의원.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최경환 의원.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친박 핵심이자 여권의 대구ㆍ경북(TK) 맹주 자리를 노리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TK 물갈이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고전 중인 TK지역의 자칭 진박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샅샅이 훑고 있어 ‘진박 선거대책위원장’을 연상케 한다.

특히 그가 30일 대구은행장을 지낸 하춘수 예비후보(대구 북갑)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한 발언은 예상보다 강도가 높았다. ‘현역 물갈이론’의 공세를 알리는 첫 포문이라는 해석이 무성하다.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구ㆍ경북 의원들 박근혜 정권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먼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 찍힌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유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 걸거나 뒤에서 비아냥거리는 것 말고 한 일이 뭐냐, 대통령이 하도 답답해서 죽을 지경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사실상 TK의 총선 구도를 ‘박근혜 대 유승민’으로 규정한 것이다. ‘진박연대 결성’ 등 TK 예비후보들의 ‘진박 마케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되레 역풍이 불자 이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친박 좌장 격인 최 의원의 강도 높은 발언은 사실상 청와대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무성하다. 청와대로선 비박 현역 의원의 당선이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심판일 수 있어 부담이 큰 편이다.

최 의원은 1일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예비후보(대구 중ㆍ남)의 선거사무소에 들른 뒤 곧장 부산으로 향해 오후5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출신 윤상직 예비후보(부산 기장ㆍ분구 예상지역)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어 2일에는 전 청와대 홍보수석 윤두현 예비후보(대구 서), 3일에는 전 국무조정실장 추경호 예비후보(대구 달성)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종섭 예비후보(대구 동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잇따라 찾아 마이크를 잡는다.

TK에선 “최 의원이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내면 진짜 진박”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31일 “함께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이 부탁을 하는데 응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느냐”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소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후보들이 너도나도 ‘최경환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잡음도 나오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영남권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의 전화를 받고 황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선거사무소를 여니 참석해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그가 말 끝에 “최 의원도 오시니 참고하시라”는 토를 달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마치 협박하는 것처럼 들려 몹시 불쾌했다”고 말했다.

당 의원들 사이에선 최 의원의 행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눈길도 있다. 한 친박 의원은 “우리 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의 예비후보 행사엔 참석하지 않는 게 동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는데 이마저도 깨진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TK에선 최 의원의 ‘개소식 순례’를 풍자한 노래 가사까지 퍼지고 있다. 노라조의 유명곡 ‘슈퍼맨’을 ‘감별사’란 제목으로 개사한 글이다. 이 노랫말은 ‘오늘도 달리고 달리고…돌아라 진박 개소식장~ 어쨌거나 어질어질 나는 감별사’라며 최 의원의 ‘진박 살리기, 비박 죽이기’ 행보를 꼬집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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